(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증시 불안이 수그러질 즈음 예기치 못한 변수로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최근의 주식시장. 이런 장세에서는 증시가 회복됐을 때 가치를 재조명 받을 수 있는 종목이 유리하기 마련이다.
가장 쉽게 '가치주'와 '성장주'를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성장주보단 가치주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가치주는 기업 이익모멘텀과 밸류에이션(주가가치 대비 주가수준)의 격차가 큰 종목들을 꼽을 수 있다. 이익모멘텀은 자기자본이익률(ROE) 증가폭, 기업가치 대비 현금영업이익(EV/EBITDA) 등이 높을수록 좋게 평가받는다.
◆변동성 장세서 빛나는 '가치주'
14일 전문가들은 최근과 같은 변동성 장세에는 성장성보다 안정성에 초점을 둔 투자전략이 주효하다고 입을 모았다.
곽현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헝가리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불거지며 확대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은 국내 증시 전저점(1550~1600포인트) 지지대도 위협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성장성보다 안정성에 초점을 둔 포트폴리오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과거 변동성 장세가 나타났던 시기 성장주 대비 가치주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0년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 하락 구간에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가치주의 평균 수익률은 -17.9%로 성장주 -23.0%와 전체 -20.7%에 비해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OECD 경기선행지수가 기준선 내에서 상승이 둔화된 구간에서 가치주 평균 수익률은 4.2%로 성장주(-0.1%)와 전체(2.1%)에 비해 높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가치주는 이익성장률이 둔화된 국면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면서 "최근 이익성장세는 작년 3~4월 MSCI 전세계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 수준이 낮았던 데서 기인한 효과가 커, 향후 이익 증가율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주목할 가치주 종목은?
수많은 종목들 중에서 가치주를 어떻게 가려낼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시장(증권사)이 추측한 기업 이익모멘텀과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의 격차를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괴리율이 클수록 가치주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예상 이익모멘텀과 밸류에이션 간극이 벌어질수록 불안한 장세 영향으로 주가가 떨어졌거나 혹은 기업가치 만큼 시장에서 평가받지 못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 상향조정에 따라 이익모멘텀은 높아졌지만 밸류에이션 급락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며 "이는 전세계적인 안전선호도 증가 등으로 국내 증시의 저평가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밸류에이션 반등을 고려해 단기적으로 이익모멘텀과 밸류에이션 간 괴리가 발생한 종목을 찾는 것이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대중공업을 최우선 종목으로 꼽았다. 현대중공업의 3개월 이익모멘텀은 18.6%이지만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3개월 변화율(밸류에이션 변화율)은 -21.9%에 달한다. 하이닉스의 경우도 이익모멘텀과 밸류에이션이 각각 28.7%, -16.7%로 높았다. 이밖에도 CJ제일제당, 한화케미칼, 현대산업개발, 현대하이스코, 아시아나항공, LG상사, 세아베스틸, 삼천리 등 순으로 두 지표 사이 격차가 벌어졌다.
이익모멘텀과 밸류에이션 격차로 본 가치주(단위:%) | ||
종목 | 3개월 이익모멘텀 | 밸류에이션 변화율 |
현대중공업 | 18.6 | -21.9 |
하이닉스 | 28.7 | -16.7 |
CJ제일제당 | 56.9 | -38.6 |
한화케미칼 | 24.4 | -16.7 |
현대산업개발 | 10.7 | -33.5 |
현대하이스코 | 17.7 | -21.8 |
아시아나항공 | 82 | -32.7 |
LG상사 | 28.7 | -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