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주가가 꼭지일 때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원금회복을 위해 대량 환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흘러나올 수 있는 펀드 환매 대기물량이 최대 25조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주가가 오를 때마다 25조원 안팎의 펀드 환매물량이 증시 매물로 흘러나올 수 있다는 것.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1692.85로 마감한 지난달 30일 국내 주식형펀드(-1120억원)는 5일 연속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코스피지수가 1700에 근접한 지난달 24일부터 하루 1000억원대의 '뭉칫돈'이 닷새 연속 빠져나갔다. 지난달 2일, 3일, 23일 등 사흘을 제외하고는 설정보다 환매가 많아 3월 한달간 모두 1조9989억원이 순유출됐다.
이달 들어서도 순유출 행진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지난 1일 국내 주식형펀드에선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1618억원이 순유출됐다. ETF를 포함하면 1421억원이 줄었다. ETF를 제외했을 때 7거래일간 하루 평균 유출액은 1477억원, 7거래일간 총 유출 규모는 1조337억원에 달했다.
해외 주식형펀드에서도 471억원이 빠져나가 21거래일째 자금 이탈이 이어졌다. 이 기간 유출 규모는 9276억원에 달한다.머니마켓펀드(MMF)에서 2조1471억원의 뭉칫돈이 순유출되면서 펀드 전체로는 2조1716억원이 순감했다.
주식형 펀드 순자산 총액은 112조4131억원으로 전날보다 1조5342억원 줄었고, 전체 펀드 순자산 총액은 329조8624억원으로 3891억원 늘었다.
전문가들 역시 코스피가 1750선 이상이 될 경우 또 한번 대량 환매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1700선에서 손실을 털고 이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 펀드 투자자가 많기 때문이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1750~1800까지 올라간다면 결국 또 한번 대량 환매가 있을 것"이라며 "1800~1900에서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원금만 나오면 팔겠다는 마음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민 KB자산운용 사장도 "펀드시장은 한동안 계속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며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유출 금액이 더욱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선 긴축 리스크와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심리적으로 취약한 보수적 투자자의 환매 욕구를 자극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양창호 현대증권 연구원은 "원금 회복에 대한 갈망이 커 지수가 상승할수록 환매 선택이 늘고 있다"며 "게다가 긴축 리스크와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는 심리적으로 취약한 보수적 투자자의 환매 욕구를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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