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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곤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연구위원
국내이동통신 가입자수가 40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자산관리의 대표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휴대폰 가입자수만큼이나 높은 증가세를 보이던 펀드는 처지가 사뭇 다르다.
한때 2500만개가 넘던 펀드 계좌수는 2100만개로 줄어들었고 이중에서 단기 증시 등락에도 흔들림 없던 적립식 계좌수도 글로벌금융위기를 겪으며 300만개나 줄어들었다.
사실 펀드라는 것이 확정금리형 상품도 아니고 글로벌 금융위기는 역사상 유래를 찾기 어려운 사건이었던 만큼 손실 발생의 불가피성은 이제 우리나라 투자자들도 다 이해하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펀드환매는 투자수익률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금융시장 변화시에 펀드투자 안내를 제대로 받아보지 못했다는 실망감도 작용한 결과가 아닐까?
펀드사후관리 및 자산관리 서비스. 이젠 추상적인 금융회사의 광고 문구를 넘어서 투자자들이 직접 경험해보고 그 가치를 판단해 볼 수 있게 될 것 같다.
펀드 판매회사 이동제도와 수수료차별화 제도가 도입되기 때문이다. 마치 휴대폰 가입자가 이동통신요금 수수료 체계와 서비스의 질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쓰던 번호 그대로 통신회사를 갈아타는 것과 유사한 제도다.
◆판매사 이동서비스 이용 방법
펀드판매회사 이동제도는 이용 방법이 그리 복잡하지 않다.
펀드를 가입한 판매회사 지점을 찾아가 계좌확인서를 발급받은 뒤 새롭게 관리를 받고자하는 판매회사 지점을 방문하여 새로운 판매회사의 계좌를 개설하고 해당펀드의 이동을 신청하면 된다.
영업시간내 신청하면 바로 다음날부터 새로운 판매회사 계좌를 통해 입출금이 가능하게 된다. 또한 환매 및 재가입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환매수수료나 판매수수료 같은 비용 부담이 추가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판매사 이동 요구는 투자자에게 부여된 권리이므로 판매회사는 명시적인 예외사항 이외에는 투자자의 요구에 응하여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펀드가 다 이동 가능한 것은 아니다. 사모펀드나 MMF, 여러 개의 펀드가 묶여 있는 엄브렐러 펀드, 일부세제혜택펀드 등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실질적인 펀드 이동제의 주된 대상펀드는 고수익고위험 상품에 속하며 펀드 보수도 상대적으로 높은 약 2000여 개의 주식펀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사 이동제의 핵심은 고객 만족도 제고
펀드 이동제의 핵심 포인트는 판매회사간의 자율경쟁을 통해 펀드 판매 및 사후관리 서비스의 투자자 만족도를 제고한다는 데에 있다.
투자 성과를 보장할 수는 없지만 투자계획에서부터 지속적인 관리까지 투자자가 지불한 비용에 상응하는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판매사 이동제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판매사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판매사는 개별 상품에 대한 향후 투자전략을 잘 제시해주어야 함은 물론 여러가지 금융자산을 포함하여 전체적인 자산관리를 실행 시켜줄 수 있는 회사를 선택해야 한다.
사실 이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판매사 이동을 결정하기 전에 사전적으로 회사의 평판을 점검하여 3~4개의 금융회사로 압축하고 실제 상담서비스를 받아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다.
또한 사후관리 서비스의 종류 및 각종 보고서 샘플 등을 실제로 확인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판매사 이동 이후 서비스가 예상했던 것만큼 만족스럽지 않다면 1년에 4회 이하에 한해 다른 회사로 재변경하는 것도 가능하다.
종합적인 자산관리를 위해서는 가급적 거래 금융회사를 한 곳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혹시라도 특정 한 개 회사로 펀드자산을 집중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투자 목적별로, 또는 가족의 명의별로 나누어 2개 정도의 판매회사로 압축하여 거래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집중에 따른 위험을 분산시키고 투자정보 및 전략에 대한 교차 체크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펀드 이동 후에는 자산관리 전략의 적용, 포트폴리오 분산투자 효과의 효율성 등의 이유로 일부 펀드는 순차적으로 환매 및 교체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유념해 두자.
펀드수가 많다고 해서 분산이 잘 되어 있는 것은 아니며, 펀드의 운용상태에 대한 면밀한 점검 없이 무조건 장기투자 한다고 해서 능사는 아니다. 선택과 기회의 폭이 넓어진 만큼 투자자가 판단해야 할 사항도 더 많아진 셈이다.
생각에 따라 번거롭다고 느낄 수 있지만 투자자들이 효과적으로만 활용한다면 오히려 수년간 편안한 자산 관리와 증식이 가능해진다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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