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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버냉키 미 FRB 의장 |
버냉키 의장은 이날 미 워싱턴에서 열린 상하 양원 합동경제위원회에 출석해 이같이 말하고 금융위기만 재발하지 않으면 경기후퇴가 연내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냉키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언급 중 가장 낙관적인 것이지만 그는 "경제가 회복기에 들더라도 당분간 잠재 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으로 성장하고 실업률도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낮은 성장률이 물가상승률을 낮게 유지해 저금리 기조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냉키는 2010년과 2011년 미국 경제가 2%, 4%씩 성장할 것으로 점쳤다. 이는 지난 2월 FRB가 내놨던 전망치인 2010년 2.5~3.3%, 2011년 3.8~5.0%보다 낮은 것이다.
버냉키는 19개 대형은행에 대한 재무 건전성 평가(스트레스 테스트)와 관련해 자본 확충이 필요한 은행들은 민간 부문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버냉키의 주택시장 바닥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올 들어 주택 관련 지표가 잇따라 호전된 것은 사실이지만 치솟고 있는 실업률과 증가세를 멈추지 않고 있는 차압 주택을 감안하면 저점이 아직 멀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전날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밝힌 3월 잠정주택 판매지수는 84.6으로 전달에 비해 3.2%,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1.1% 올랐다. 지수는 2.1% 상승한 2월에 이어 두달 연속 상승했다.
앞서 미 상무부가 지난달 발표한 2월 신규주택 판매실적(33만7000채)도 전월보다 4.7% 늘어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또 같은달 기존주택 판매실적도 5.1% 증가해 2003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주택가격도 이제 떨어질 만큼 떨어진 게 아니냐는 주장도 바닥론에 힘을 싣고 있다. 미 전역 20개 메트로폴리탄지역의 주택 가격을 중심으로 집계하는 S&P/케이스실러 지수는 2월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18.6% 하락했다. 이는 1월(19.0%)보다 낙폭을 좁힌 것으로 16개월만에 하락 행진을 멈춘 셈이다.
하지만 존 워식 블룸버그뉴스 컬럼니스트는 이같은 수치를 근거로 한 바닥론에 현혹되지 말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불룸버그통신을 통해 매월 60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주택 차압이 횡횡한 상황에서는 주택시장의 전반적인 반등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워식은 금융기관들이 모기지 대출 조건을 강화한 것도 주택시장 냉각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모기지 대출을 받는 이들은 신용등급이 최상급이어야 하는 것은 물론 대출 금액의 20%를 예금으로 내줘야 한다. FRB 조사로는 미국 은행의 45% 가량이 프라임 모기지 대출 조건을 강화했다.
이밖에 워식은 미국 경제의 주도 세력이 바뀌고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역사상 인구 비중이 가장 컸던 이른바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주택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경기후퇴에 따른 충격으로 교외의 대형 주택을 소형 주택으로 교체하고 교외 별장과 같은 '세컨드 홈' 구입을 중단하고 있지만 1965~1975년생인 X-세대들이 줄어든 수요를 흡수하기에는 인구 수가 너무 적다고 워식은 설명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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