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로 울고 웃는 산업계

돼지인플루엔자(SI) 쓰나미가 한국경제를 뒤덮으면서 업종별로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 환율이 요동침에 따라 수입기업의 직간접 피해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대형마트에도 연쇄적 충격파가 전이된 반면, 세정제,마스크 등 관련 업체의 매출은 급상승하고 있다.

◆환율 상승으로 신음한 수입업체

국내 일본주 수입업체 관계자 서모씨(30)는 29일 “증시도 떨어지고 환율이 오르는 바람에 해외 송금하는데 속쓰려 죽을 뻔 했다”고 말했다.

서씨는 “하필이면 송금하려고 하는 날 이런 악재가 터지냐”며 “수입할 때 원가도 오르고 세금도 원가가 오르니까 그만큼 더 붙었다. 통관시 세금을 내고 들여와야 하기 때문에 우리와 같은 수입사들은 타격이 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국내에서 돼지인플루엔자(SI) 감염 의심환자가 발생한 첫날인 지난28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130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지수도 500선이 붕괴됐다. 원·달러 환율도 SI 여파로 전일보다 13.40(1.00%)원이나 급등한 1356.80원을 기록하며 지난 1일 1379.50원 이후 거의 한 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SI여파가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SI로 인한 피해는 수입기업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대형마트에서는 돼지고기 매출이 더욱 떨어졌다. 29일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28일 돼지고기 매출이 전주 같은 요일에 비해 15.1% 감소했다.

이는 27일 전주 대비 매출신장률이 -5.1%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10%p 가량 더 떨어진 것으로, 돼지고기 매출신장률(전주 대비)은 인플루엔자 소식이 보도된 25일부터 28일까지 9.8%, 7.4%, -5.1%, -15.1%로 계속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느긋한 위생용품

반면 SI예방을 위해서는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손 세정제 등 위생용품 매출은 급증하고 있다. 또 인플루엔자가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는 사실도 마스크 매출 신장에 영향을 미쳤다.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액체타입 손세정제와 손소독청결제의 매출이 전주 같은 기간에 비해 35%나 신장했다고 밝혔다. 또 구강 청결제와 마스크 매출도 각각 19%, 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 세정제와 구강청결제, 마스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각각 10%, 15%, 24% 늘었다.

황운기 이마트 생활용품 과장은 "지난 주말부터 손세정제나 구강청결제, 마스크 등 위생용품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SI의 여파라고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위생관리에 좀 더 신경을 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부는 SI여파가 앞으로 1~2개월간 산업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향후 진전사항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수영 KOTRA 홍보팀 차장은 “안정국면에 접어들었던 환율이 다시 치솟기 시작함에 따라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바이어들이 수입에 부담을 가지기 시작했다”며 “달러상승에 따른 결제자금 압박이 있을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차장은 이어 “항바이러스제(타미플루), 마스크, 장갑, 위생 수건, 위생 스프레이, 건강보조식품(면역력 강화 및 체질 강화) 등의 시장 및 수입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보람 기자 boram@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