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편면적 구속력 도입을 올해 주요 검토 과제 중 하나로 살펴보고 있다. 편면적 구속력은 소액 금융분쟁에서 소비자가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안을 수락하면 금융회사 측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발생하도록 하는 제도다.
현행 제도에서는 소비자와 금융회사가 모두 조정안을 받아들여야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금융회사가 이를 거부하면 소비자는 별도로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그러나 소액 분쟁은 피해 금액에 비해 소송에 드는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커 소비자가 피해구제를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정부는 편면적 구속력 도입을 금융소비자 보호 국정과제에 포함했다. 금융위는 국정과제 추진계획에서 소액분쟁 사건에 대해 금융회사가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을 의무적으로 따르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명시했다. 지난 7월 국회 업무보고에서도 이를 금융소비자 피해구제 강화 과제로 제시했다.
다만 법무부 측 반대가 변수로 떠올랐다. 법무부는 편면적 구속력 도입과 관련해 금융회사의 재판청구권 침해를 우려한다는 의견을 금융당국에 전달했다. 소비자가 조정안을 수락했다는 이유만으로 금융회사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면 법원의 판단을 받을 권리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제도 도입을 위해서는 금융회사의 방어권을 어느 수준까지 보장할지가 핵심 쟁점이다. 조정 과정에서 사실관계에 오류가 있거나 절차상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금융회사가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을 마련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수 있다. 다만 불복 범위를 지나치게 넓히면 소비자의 신속한 피해구제라는 제도 도입 취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현재 국회에는 김현정·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두 법안 모두 2000만원 이하 소액 금융분쟁에 편면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당국이 검토 중인 1000만원 내외와는 차이가 있는 만큼 적용 범위와 금융회사의 불복 절차 등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도 편면적 구속력 도입에 대한 반대 의견이 여전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 강화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금융회사가 조정 결과에 불복해 법원의 판단을 받을 기회까지 제한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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