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밀라노 시위, 폭력 사태로 확산…군 병력 500명 추가 배치

  • 고물가·공공서비스 악화에 불만 폭발…북부 주요 도시로 시위 확산

  • 밀라노 도심 상점 잇따라 폐쇄…명품 매장도 상품 철수

  • 경찰, 청소년 271명 연행·32명 체포…미성년자 23명 포함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공공서비스 악화와 생활비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시위대가 잔해가 널린 거리를 달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공공서비스 악화와 생활비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시위대가 잔해가 널린 거리를 달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고물가와 공공서비스 악화에 항의하는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지자 정부가 군 병력 500명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상점 약탈과 기물 파손이 잇따르면서 밀라노 중심가의 명품 매장들도 영업을 중단하거나 상품을 철수하는 등 피해 방지에 나섰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집권 연립정부에 참여하는 우파 정당 동맹의 대표인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말에서 행동으로 옮길 때다. 밀라노를 지키기 위해 군 병력 500명을 추가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병력 배치 계획은 20일 열릴 예정인 내각 회의에서 승인할 치안 강화 대책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밀라노에서는 지난 17일 공공서비스 악화와 생활비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평화롭게 시작됐으나 주말 사이 폭력 사태로 번졌다. 복면을 쓴 수백 명의 시위대가 도심 곳곳에서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고 상점을 약탈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미성년자로 추정된다.

방송 화면에는 스포츠용품 업체 데카트론과 아크테릭스, 이동통신업체 보다폰 등의 매장이 약탈당한 모습이 포착됐다.

추가 피해를 우려한 상점들은 영업을 조기에 종료하고 유리창에 가림막을 설치했다. 샤넬과 티파니, 디올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매장이 밀집한 몬테나폴레오네 거리에서는 대부분의 상점이 진열대에서 상품을 철수했다. 리바이스와 언더아머, 데카트론 등도 매장 유리창을 판지와 나무판으로 가렸다.

이탈리아 경찰에 따르면 지난 18일 밀라노에서 발생한 소요 사태로 청소년 271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 가운데 32명이 체포됐으며 미성년자 23명과 외국 국적자 13명이 포함됐다. 또 다른 28명은 사법당국에 넘겨졌다.

시위는 밀라노뿐 아니라 이탈리아 북부 다른 도시에서도 발생했다. 지난 17일 볼로냐와 브레시아, 베르가모, 토리노 등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으며 토리노에서는 28명이 체포됐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폭력 사태를 규탄하고 이날 관계 장관 및 치안 책임자들과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외무장관 겸 부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정부는 미성년자의 폭력 행위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포함해 국가를 겨냥한 이러한 공격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미성년자에 대한 예방적 구금 기간을 연장하고 청소년 범죄조직 단속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의회에서 심의 중인 치안 관련 법안의 일부 조항을 앞당겨 시행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번 시위는 인접국 프랑스에서 벌어진 대규모 소요 사태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지난 17일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악화에 항의하는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서면서 최근 수년 사이 가장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프랑스 정부는 시위가 방화와 약탈 등 폭력 사태로 확산하자 파리 등 주요 도시에 통행금지령을 도입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모두 내년 주요 선거를 앞두고 있어 고물가와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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