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알엔투테크놀로지가 연이은 논란에 휩싸였다. 최대주주 지분이 법원에 묶이고 주가가 3분의 1 토막 나자 이사회를 재편하고 사명 변경에 나섰지만 재무 리스크는 해소되지 않는 모양새다. 자금 조달 연기와 대규모 전환사채 전환가액 하향 조정까지 맞물리면서 경영진의 실책과 재무 부담이 일반 투자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알엔투테크놀로지의 위기는 올해 봄 시작됐다. 지난 4월 최대주주가 티에스1호조합에서 크로스1호조합으로 갑자기 교체됐다. 이 과정에서 크로스1호조합의 최대 출자자로 실체가 불분명한 '캡틴글로벌'이란 법인이 등장했다. 이 법인의 자본금은 1000만원으로, 세탁세제 제조업을 하는 회사로 공시됐다. 알엔투의 사실상 최대주주가 된 캡틴글로벌은 5회차 CB 전환주식과 유상증자 신주 등 총 115만주를 확보한 뒤 장내 매도를 통해 단기 차익을 챙겼다.
비슷한 무렵, 직전 대주주인 티에스1호조합 내부에선 지분 분쟁이 일어났다. 일부 조합원이 조합 인감과 증권카드를 무단 사용해 주식을 출고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제이앤지파트너스(106만주) 등에 주식이 현물분배되면서 잠재적 매각 물량이 시장에 대거 방출됐다. 지난 4월 14일 장중 63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이 같은 매물 폭탄을 맞고 급격한 하강 곡선을 탔다.
지배구조 리스크는 10월 들어 극에 달했다. 지난 9월 직전 경영진 측이 제기한 대표이사 지위 부존재 확인 및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항고 소송으로 경영권 분쟁이 표면화됐다. 이어 지난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최대주주 크로스1호조합 조합원 16명이 소유한 보통주에 대해 20억원 규모의 전자등록주식 가압류 결정을 내렸다. 대주주 지배력이 위태로워지자 회사는 10월 14일 임시주총을 강행했다. 치열한 표 대결 끝에 기존 이사진 축출과 신규 이사 선임이 이뤄졌고 상호를 '주식회사 스퀘어텍'으로 바꾸는 정관 개정안도 가결됐다.
내부 잡음이 커지면서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이날 종가는 1810원으로 6개월 전보다 60%가량 급락했다. 시가총액도 250억원으로 쪼그라들며 내년 코스닥 퇴출 기준선(300억원)을 밑돌고 있다. 이에 더해 잠재적 물량 폭탄 리스크도 있어 추가 하락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주가 급락으로 7회차 비상장 CB 전환가액이 최저 한도인 2492원(최초 발행가의 70%)까지 내려앉으면서 전환가능 주식수가 기존 217만주에서 240만7704주(상장주식 총수의 17.69%)로 늘어 오버행 위험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주가 급락 속에 재무 지표도 악화일로다. 본업인 소형 파워앰프(MCP)와 필름콘덴서 등 소재·부품 사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올해 반기 영업손실은 21억5737만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당기순손익도 65억5971만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 8월엔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 부과벌점(4.5점)까지 받으며 시장 신뢰마저 잃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체 현금 창출력이 무너진 상태에서 실체가 불분명한 주주의 CB 플레이, 대주주 조합 내홍 등이 겹친 전형적인 자승자박 사례"라며 "사명 변경 등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지만 재무 부담 탓에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알엔투테크놀로지는 최근 논란에 대한 수차례 취재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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