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정감사] 공급망기금 대기업 쏠림·부실여신 관리 허점…수은 국감서 질타

  • 공급망기금 지원액 91% 대기업 집중…중소기업 우대 실적 단 1건

  • 핵심광물 지원금 74% 구매자금에 편중…부실여신 심의까지 3년 8개월

황기연 한국수출입은행장이 20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기연 한국수출입은행장이 20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수출입은행이 운용하는 공급망안정화기금의 대기업 편중과 부실여신 사후관리 문제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공급망기금 지원액 90% 이상이 대기업에 집중된 데다 중소·중견기업 우대 프로그램의 지원 실적은 단 1건에 그쳤다. 부실여신 책임 심의에 평균 3년 8개월 걸리는 등 내부통제 허점도 드러났다.

20일 수출입은행에 대한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급망안정화 선도사업자 73%가 중소·중견기업인데 실제 지원 실적을 보면 대기업이 건수로는 51%, 금액으로는 91%를 차지한다"며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하는데 너무 편중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도입한 중소·중견기업 대상 공급망 우대 프로그램의 지원 실적이 1건에 그친 데 대해 "제도를 만들어 놓고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기연 수출입은행장은 "올해는 중동 위기 등으로 원유와 핵심광물에 대한 긴급 수요가 있었다"며 "특별대출 한도와 공급망 상생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전략물자 비축 사업 등에 중소·중견기업 참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기금 지원이 단기 구매자금에 편중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핵심광물 분야에 2조5500억원을 지원했는데 74%가 구매자금 대출"이라며 "단기 구매자금 대출은 공급망 구조를 바꾸는 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핵심광물·에너지펀드 출자와 해외 자원 지분투자대출의 집행 실적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구매자금 중심의 1년짜리 단기대출이 반복되면 공급망안정화기금 운용 목적에 맞지 않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황 행장은 구매자금 위주로 지원이 이뤄졌다는 점을 인정하며 시설투자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건립사업에 대한 금융지원 문제도 제기됐다. 총사업비 74억 달러 가운데 미국 정부가 약 47억 달러를 정책금융으로 지원하기로 한 반면 수은은 아직 지원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수은의 신속한 의사결정 필요성을 지적했다. 수은은 현재 고려아연 측과 공급망안정화기금 활용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부실여신에 대한 책임관리 체계도 도마에 올랐다. 수은이 책임 심의를 완료한 132건의 심의 착수까지 평균 1330일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의 평균 소요 기간인 192일보다 약 7배 긴 수준이다. 심의가 지연되는 동안 관련자 36명이 퇴직했으며 실질적인 징계나 변상 조치는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출자전환 부실여신 64건이 책임 심의 대상에서 제외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수은은 해외 채권단과 협의 등 정책금융의 특수성으로 심의가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책임관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12일 관련 규정을 개정해 심의 시점을 기존 대손상각 단계에서 추정손실 단계로 앞당기고, 출자전환 여신도 심의 대상에 포함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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