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 선택은 '보증금 더 주며 눌러앉기'…합의갱신 37%, 5% 넘게 올라

  • 신규계약 2년 새 62.7% ↓, 9월 상반기 갱신 비중 58.8%

  • 성북 중위 인상률 10.6%, 전셋값·매물 부족에 이사 부담

지난 8월 서울 전세계약 합의갱신 37는 보증금이 5 초과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8월 서울 전세계약 합의갱신 37%는 보증금이 5% 초과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에서 새집으로 옮기기보다 보증금을 더 올려주고 기존 집에 머무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 지난 8월 전세계약 10건 중 6건이 재계약이었고, 계약갱신요구권을 사용하지 않은 ‘합의갱신’ 가운데 36.9%는 보증금이 5% 넘게 올랐다. 전셋값 상승과 매물 부족 속에 가을 이사철에도 주거 이동이 제약되는 ‘잠금효과’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29일 아주경제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반전세 등을 제외한 서울 아파트 전세계약 7460건 가운데 갱신계약은 4461건으로 59.8%, 신규계약은 2999건(40.2%)이었다.

통상 전세계약 기간인 2년 전인 2024년 8월에는 전체 1만1657건 중 신규계약이 8043건, 갱신계약이 3614건이었다. 2년 사이 신규계약은 62.7% 줄고 갱신계약은 23.4% 늘었다. 전체 계약에서 갱신이 차지하는 비중도 31.0%에서 59.8%로 뛰었다.

특히 지난 8월 계약갱신요구권을 사용하지 않은 합의갱신은 2259건으로 전체 전세계약의 30.3%를 차지했다. 종전 계약과 보증금을 비교할 수 있는 2208건의 중위 인상률은 5%였다. 이 가운데 815건(36.9%)은 보증금이 5%를 초과해 올랐고 562건(25.5%)은 10% 이상 인상됐다. 합의갱신 4건 중 1건꼴로 두 자릿수 인상을 감수하고 기존 집에 남은 셈이다.

현행법상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면 임대료 증액 폭은 원칙적으로 5% 이내지만 임대인과 별도로 합의해 재계약하면 5%를 넘는 조정도 가능하다. 서울시가 지난 5월 서울·수도권 공인중개사 308명을 조사한 결과 합의갱신 증가 이유로 ‘기존 갱신청구권 사용으로 재행사가 불가능해서’라는 응답이 69.8%로 가장 많았다.

이 같은 흐름은 9월에도 이어졌다. 9월 1~15일 전세계약 3292건 가운데 갱신계약은 1937건으로 58.8%였다. 합의갱신은 944건(28.7%)이었고, 보증금을 비교할 수 있는 919건 가운데 40.3%는 5% 초과, 28.0%는 10% 이상 올랐다. 다만 9월 계약분은 신고기한이 남은 잠정치다.

지역별로는 지난 8월 합의갱신 중 비교 가능한 계약이 50건 이상인 자치구 가운데 성북구의 중위 보증금 인상률이 10.6%로 가장 높았다. 송파구 8.0%, 영등포구 7.8%, 양천구 7.5%가 뒤를 이었다. 성북구는 58건 중 40건(69.0%)이 5%를 초과했고 32건(55.2%)은 10% 이상 인상됐다.

매물은 줄고 이사에 필요한 돈은 늘었다. 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1만9853건으로 1년 전보다 16.7% 감소했다.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3662만8000원으로 2년 전보다 8268만2000원(14.9%) 올랐고 중위 전셋값도 4억8000만원에서 5억6000만원으로 상승했다.

비슷한 집으로 옮기려면 수천만원의 추가 보증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갱신권을 이미 소진한 세입자도 보증금을 더 올려주고 기존 집에 남는 선택을 하는 셈이다. 재계약 증가가 주거 안정뿐 아니라 전셋값과 매물 부족에 따른 이동 제약을 동시에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서울 입주물량 감소와 매물 부족이 맞물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했던 지역까지 전셋값 상승세가 번졌다”며 “공공임대뿐 아니라 민간임대와 비아파트 공급도 함께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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