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세종사업장에 4조2700억원을 투자해 인공지능(AI) 서버용 고성능 반도체 기판 생산능력을 대폭 늘린다. 삼성전기 단일 제품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글로벌 고객사의 투자금 지원과 중장기 물량까지 확보한 상태에서 AI 기판 증설에 나선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세종사업장 생산시설 증설에 4조2700억원을 투자한다고 28일 밝혔다. 투자 기간은 이달부터 2028년 5월까지다. 신규 생산라인은 2028년 9월부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FCBGA는 AI 가속기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등 고성능 반도체를 메인보드와 연결하는 기판이다. AI 반도체가 여러 고성능 칩을 하나로 묶는 방향으로 발전하면서 기판 역시 면적이 커지고 층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번 투자의 특징은 고객사와 수요를 사전에 확보했다는 점이다. 글로벌 빅테크·반도체 고객사가 설비투자비 일부를 지원하고 중장기 물량도 보장한다. 삼성전기는 초기 설비투자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신규 라인 가동 이후 안정적인 가동률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고객사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전기는 2022년 국내 최초로 서버용 FCBGA 양산을 시작한 뒤 부산·베트남 생산기지에 약 1조9000억원을 투자해왔다. 이번 세종 투자액만 기존 부산·베트남 투자 규모의 두 배를 넘어 AI·서버용 기판에 투자 무게가 크게 실린 셈이다.
세종사업장은 고부가·고난도 FCBGA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한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와 고성능컴퓨팅(HPC), 전장 시장에서 늘어나는 대면적·고다층 기판 수요에 대응해 생산 효율과 공급 안정성을 높일 계획이다.
AI용 부품은 이미 삼성전기 실적의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회사는 AI 서버·네트워크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글로벌 빅테크향 고부가 FCBGA 공급이 늘면서 올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AI와 고성능 컴퓨팅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고부가 반도체 기판은 반도체 성능과 공급망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차별화된 기판 기술력과 안정적인 공급 역량을 바탕으로 AI·서버·전장 등 고성장 시장에서 FCBGA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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