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최윤범 회장과 MBK·영풍 간 분쟁이 2년째 이어지고 있다. 관련 소송만 30여 건에 이른다. 혼란 속에도 고려아연은 단순한 비철금속 제련기업을 넘어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의 주축으로 도약 중이다.
외풍이 매섭지만 최윤범 체제의 고려아연은 지난해 매출 16조5879억원, 영업이익 1조2319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12조4446억원, 영업이익 1조3332억원으로 반기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초금속 업황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핵심광물 공급망의 중심축으로 변신을 꾀한 결과다. 안티모니·인듐·비스무트·텔루륨 등 전략광물 회수는 물론 배터리 소재와 자원순환, 희소금속 분야까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테네시주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뉴 고려아연'의 상징이다. 74억 달러가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는 아연·연·구리와 함께 안티모니·인듐·비스무트·갈륨·게르마늄 등 미국이 지정한 핵심광물을 생산하는 대규모 제련·가공시설이다. 계획된 12개 생산품 중 11개가 미국의 핵심광물 목록에 포함돼 있다.
중국이 안티모니와 갈륨·게르마늄 등 핵심광물의 수출통제를 강화하면서 핵심광물은 단순한 원자재가 아니라 국가안보 자산이 됐다. 핵심광물 해외 의존도가 높은 미국은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통해 한·미 공급망 협력 강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미국 정부와 합작법인을 세우고 미국 측이 고려아연 지분 10.6%를 확보한 것도 이 사업의 전략적 성격을 보여준다. 특히 이 프로젝트는 미국 연방정부의 인허가 패스트트랙인 FAST-41 대상으로 지정됐다.
고려아연은 이제 특정 대주주나 경영진의 사적 이해만으로 평가할 기업이 아니다. 글로벌 핵심광물 사업을 안정적으로 확대하고, 국내 산업의 공급망 경쟁력으로 연결해야 할 전략적 자산이다. 경영권 안정은 최윤범 회장 개인을 위한 방패가 아니라 장기 투자의 연속성을 위한 조건으로 봐야 한다. 세계가 고려아연을 핵심광물 공급망의 파트너로 주목하는 만큼 고려아연 경영권 문제도 산업 안보라는 큰 틀에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