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19일 경북 안동 한 호텔에서 소인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재명 정부가 일본과 셔틀외교 복원을 선언하며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역사 인식 등 풀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최근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윤석열 정부를 향한 대일외교 비판 발언이 재조명돼 이중적인 행보라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14일 연합뉴스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의 유네스코 가입 75주년을 기념해 자국 내 세계유산에 대해 소개하는 정보 책자가 발간돼 일본 전역에서 판매 중이다. 그러나 해당 책자에는 조선인 강제 노역 현장이 포함된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유산'(2015년 등재) 지역들과 '사도광산'(2024년 등재)을 소개하면서 역사 문제가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군함도가 포함된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유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전후해 일제강점기 당시 이뤄진 조선인 강제 동원에 관해 설명하겠다고 공식 약속했지만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사도광산 등재 이후 3년 연속 희생자 추도식을 일본과 별도로 열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지난 1년 동안 한일 양국은 활발한 셔틀외교를 이어가며 신뢰와 기반을 다져왔다. 공급망과 에너지, 첨단산업 분야의 협력을 넓혀왔고, 미래세대 간 교류의 기반도 꾸준히 확대됐다"며 "그동안의 성과가 흔들림 없이 이어지려면 무엇보다 두 나라 국민 간의 굳건한 신뢰가 필요하다. 신뢰란 상대의 아픔을 이해하고 서로에게 공감하는 진정성으로부터 나온다"고 밝혔다.
또한 이 대통령은 "오늘까지도 과거의 상처와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이 계시다"면서 "한일 관계의 역사에는 갈등도 있었지만,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처럼 과거를 직시하는 용기와 진정성을 토대로 미래를 함께 열고자 했던 노력들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일본 측에 과거사를 직시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바치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야스쿠니 신사에서 500m 떨어진 주차장에서 '원격 참배'를 하는 모습이 현지 언론에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와 별개로 일본과의 협력은 계속할 수밖에 없다. 이 정부가 천명한 실용 외교라는 큰 틀 안에서 경제·안보 협력 등을 지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으며 대일외교 행보를 두고 일명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행태를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과거 문재인 정부 때 최악의 한일 관계였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한일 관계를 많이 개선했고, 셔틀외교를 만들어 이재명 정부가 그 기조 위에서 대일 관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왜 윤석열 정부의 외교를 '굴욕외교', '나라 팔아먹는다'라고 했나"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이재명 정부 임기 내에 실현할 단계별 플랜이 필요하다"며 "일본과의 관계를 잘 설정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과적으로 한국에서 이야기하는 국익을 관철시키기 위해 일본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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