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병 칼럼] 이재명 대통령 최저 지지율이 말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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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병 시사평론가] 
 
 
 
요즘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예사롭지 않다. 집권 1년을 넘긴 최근의 시점은 임기 5년 가운데 지지율이 가장 좋을 때다. 이 대통령에게 기대했던 각종 국정운영 성과가 쏟아질 시점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내년엔 전국 단위의 큰 선거도 없다. 여론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공약대로, 국정목표대로, 평소 소신대로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도 별 탈이 없는 시점이다. 그리고 국회권력은 물론 지방권력까지 장악한 상태다. 국민이 원하는 정책이라면 사실 못할 것이 없는 절대 다수당 권력이다. 게다가 견제 세력도 거의 없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있다지만 이미 국민의 관심 밖이다. 제 발로 서기도 어려운 야당이 무슨 견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권력의 층위와 그 특징, 여야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본다면 이재명 정부는 민주화 이후 역대 가장 강력한 정권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현실은 전혀 다른 국면이다. 요즘 어딜 가든 이재명 대통령이 나름 잘 하고 있다는 얘길 듣기가 어렵다. 외려 험한 얘기를 듣기 일쑤다. ‘집권 1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뭘 했느냐’는 쓴소리가 더 많다. 최근의 각 종 여론조사도 비슷하다. 긍정보다 부정이 더 높게 나온다. 한 예로 한국갤럽의 지난 4일 자료를 보면 이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 하고 있다는 응답은 40%로 나타났다(9월1일-3일 조사). 취임 이후 최저치다. 반대로 국정운영을 잘 못하고 있다는 비율은 51%였다. 부정 평가가 긍정보다 10%포인트 이상이다. 취임 1년 만에 국민 여론이 이렇게 나타난다면 이건 간단한 일이 아니다. 더욱이 부정 평가의 주된 원인도 부동산, 민생, 인사 순이다. 현실 딱 그대로다. 여론의 무서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실 이 세 가지 항목에서 이 대통령은 일찌감치 낙제점을 받은 셈이다.

먼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문재인 정부 시즌2’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7일로 이재명 정부가 첫 주택 공급대책을 발표한지 1년이 됐다. 당시 정부는 수도권에 매년 27만 가구씩 총 135만 가구를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그 때만 해도 집념과 추진력 높은 이 대통령을 믿었다. 그러나 말 뿐이었다. 약속한 물량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공급 계획이 차질을 빚는 사이 아파트 값은 거침이 없었다. 지난 1년 동안 부동산 대책만 벌써 여섯 번째다. 아니나 다를까. 이재명 정부에서도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아파트 값은 오르고 또 올랐다. 정부의 시선이 초고가 아파트를 겨눈 사이 ‘덜 똘똘한 한 채’는 역대 급으로 올랐다. 경기 성남 분당구의 아파트 값이 1년 만에 거의 30% 올랐다는 소식은 차라리 믿고 싶지 않다. 이쯤이면 문재인 정부와 다를 게 없다. 문재인 정부가 그랬듯이 이재명 정부도 부동산에 발목이 잡혀 정권의 진퇴가 걸린 셈이다. 특히 중도층, 그 중에서도 청년층이 이재명 대통령의 ‘무능과 배신’에 등을 돌리는 핵심 배경이다.

대부분 부동산 정책과 맞물려 있지만 민생도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고용도 좋지 않을 뿐더러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3중고’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일각에서는 돈이 넘치고 있다지만, 자영업자는 위기를 넘어 이젠 ‘붕괴’ 단계다. 골목마다 붙은‘임대’ 딱지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국세청 자료를 보면 5년 이상 자영업자 중 폐업한 사업자는 지난해 31만 명을 웃돈다. 이는 국세청 통계 확인이 가능한 2005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지방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주말에도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말은 단순한 푸념만이 아니다. 돈과 사람이 온통 수도권으로 몰린다는 얘기다. 이래서야 지역경제가 살아날 수가 없다. 이 대통령을 향한 원망과 실망이 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부동산과 민생 현안이 물적 조건이라면, 인사 정책은 가치와 신념의 문제다. 국민은 누가 어떤 자리에 발탁되느냐를 보면서 이 대통령이 추구하는 국정 기조, 정책 방향과 가치, 대통령의 신념을 읽는다. 물적 조건이 좋은 상태라면 사실 가치의 문제는 순서가 밀리기 일쑤다. 인사권자인 대통령에게 박수를 치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적 조건이 좋지도 않은 상황에서 인사 정책마저 가치를 폄훼하거나 신념이 뒤틀린다면, 그건 최악으로 가는 길이다.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넘어 ‘배신감’이 극대화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 대통령을 향한 부정 평가 가운데 인사 문제가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과거는 물론 최근의 사례만 따져 봐도 고개를 갸우뚱 할 수밖에 없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논란이 커질수록 ‘반칙과 불공정’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청년층의 허탈감과 배신감은 상상 그 이상이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차라리 안타까울 정도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약품 임상시험에 로비스트와 엮인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게다가 로비스트 여성, 사건 담당 판사와 다정하게 찍은 사진은 압권이다. 그들과 우연히 만났다는 해명도 거짓으로 보인다. 공개된 녹취록을 보면 부끄럽고 참담하다. 이 대통령 ‘공소취소’ 임무에 최적 인물로 본 것일까. 청와대 인사검증도 정말 충격이다. 그럼에도 밀어붙인다면 이 대통령을 지지했던 진보층 이탈은 더 거세질 것이다. 과거 오광수, 이혜훈, 이병태, 강준욱 케이스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기존의 배신감에 더해서 이제는 이 대통령의 사익이 공익보다 중하느냐는 비난이 쏟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사익을 공익으로 가장하는 모양새는 최악이 될 뿐이다.

이 대통령 지지율이 불과 1년여 만에 40% 턱걸이로 최저치를 보이는 건 분명 심각한 일이다. 지지율 정점을 찍어야 할 시점에 최저치라면, 그건 정권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러나 아직 시간이 많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부동산 정책도 지금은 최악이지만 시간이 많다. 민생도 답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만회할 시간은 남아있다. 인사 문제도 빠르게 바로 잡으면 회복할 수 있다. 다만 분명하게 짚어야 할 것은 지금이 ‘심각한 위기’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그 땐 시간도 소용이 없다. 지난 대선에서 불과 49% 득표율로 당선됐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필자 주요 이력

△시사평론가(현) △인하대 대학원 정치학 박사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선거방송심의위원(전) △혁신과미래연구원 원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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