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투자의견이 주가의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이 되지는 못했다. 증권사가 투자의견을 상향한 종목 가운데 절반가량은 이후 실제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투자의견을 하향한 종목도 3개 중 1개꼴로 주가가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에프앤가이드 집계를 바탕으로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증권사들이 투자의견을 상향하거나 하향한 종목을 대상으로 주가 흐름을 추적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증권사는 리포트에서 투자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를 제시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목표주가보다 투자의견 변경 자체가 투자자들에게 더 직접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목표주가 조정은 실적 전망이나 밸류에이션 변화에 따라 빈번하게 이뤄지지만 투자의견 변경은 증권사가 해당 종목에 대한 투자 판단 자체를 바꿨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가는 ‘매도’ 투자의견을 내는 데 소극적이다. 이에 따라 투자의견 하향은 사실상 매도 시그널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투자의견을 상향한 242개 종목 가운데 리포트 발간 당일 주가가 오른 종목은 127개로 전체의 52.5%였다. 110개(45.5%)는 오히려 하락했고 5개(2.1%)는 보합을 기록했다. 상승한 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6.2%였지만 하락한 종목의 평균 낙폭은 8.11%로 더 컸다.
시간을 두고 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12일 종가 기준으로 투자의견 상향 종목 가운데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119개(49.2%)에 그쳤다. 반면 122개(50.4%)는 하락했다. 한 곳(동양생명)은 중간에 하락한 뒤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투자의견을 상향한 종목의 절반 이상이 결과적으로 주가가 내린 셈이다. 상승 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29.7%였고 하락 종목의 평균 낙폭은 21.0%였다.
반면 투자의견을 하향한 종목에서는 방향성이 상대적으로 뚜렷했다. 하향 리포트 114개 가운데 발간 당일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79개로 69.3%에 달했다. 33개(28.9%)는 상승했고 2개(1.8%)는 보합이었다. 하락 종목의 평균 낙폭은 5.2%, 상승 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5.4%였다. 12일 종가 기준 하향 종목 가운데 78개(68.4%)가 하락했지만 36개(31.6%)는 오히려 상승했다. 상승 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21.2%로 하락 종목의 평균 낙폭 22.1%와 큰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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