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서부를 강타한 규모 7.4 강진으로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지진이 지하 100㎞가 넘는 깊이에서 발생했음에도 큰 피해를 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규모 7.4 지진은 10일 오전 7시 34분께(현지 시간) 콜롬비아 초코주 산호세델팔마르 인근에서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진원 깊이를 107㎞로 분석했다. 콜롬비아에서 21세기 들어 관측된 가장 강력한 지진이다.
이번 지진으로 최소 111명이 숨지고 87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콜롬비아 정부에 따르면 약 1600개 건물이 피해를 입었고 이 가운데 최소 61개 건물은 완전히 무너졌다. 페레이라와 칼리, 키브도, 마니살레스 등 서부 지역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통상 진원이 깊을수록 지표에서 느껴지는 흔들림은 약해진다. USGS는 같은 규모의 지진이라면 진원으로부터 거리가 멀어질수록 흔들림이 약해지기 때문에 깊이 500㎞에서 발생한 지진의 지표 흔들림은 깊이 20㎞에서 발생한 경우보다 훨씬 약하다고 설명한다.
이번 지진의 깊이 103~107㎞는 지진학적으로는 '중간 깊이 지진'에 해당한다. USGS는 지진을 깊이에 따라 0~70㎞의 천발지진, 70~300㎞의 중간 깊이 지진, 300~700㎞의 심발지진으로 구분한다. 따라서 이번 지진은 얕은 지진에 비해 지표까지 거리가 상당히 먼 편이었다.
그럼에도 광범위하게 강한 흔들림이 나타난 배경으로는 규모 7.4라는 지진 자체의 크기가 꼽힌다. 지진 규모는 로그척도로 표시되며, USGS에 따르면 규모가 1 증가할 때 지진파의 측정 진폭은 10배, 방출되는 에너지는 약 32배 커진다. 진원이 깊어 지표로 전달되는 흔들림이 감소하더라도 지진 자체에서 방출된 에너지가 매우 컸다는 의미다.
수잔 반데르리 미국 노스웨스턴대 지진학자는 이번 지진이 상당히 깊은 곳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지표의 흔들림이 상대적으로 작아야 하지만, 규모가 워낙 커 실제로는 강한 흔들림을 일으켰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그는 큰 규모와 내륙에서 발생했다는 점, 주향이동형 단층 운동 등이 인구가 밀집한 계곡 지역의 피해를 키운 요인이 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지진 피해는 진원 깊이나 규모 한 가지 요소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USGS는 특정 지역에서 실제로 느껴지는 지진의 '진도'가 단층 파열 지역과의 거리뿐 아니라 파열이 진행된 방향과 해당 지역의 지표 지질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같은 지진이라도 장소에 따라 흔들림과 피해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콜롬비아 지질조사국은 이번 지진 이후 10일 늦은 시간까지 21차례의 여진을 관측했으며 추가 여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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