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반등·물가 압력'에 금리 올린 한은…10월 추가 인상 무게

  • 3년 반 만에 긴축…"물가 상당기간 목표치 상회"

  • 시장 전문가들 "8월 매파적 동결 후 10월 인상"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에 앞서 금통위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에 앞서 금통위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3년 6개월 만의 통화 긴축이다.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경기 회복세도 뚜렷해지면서 본격적인 긴축 국면에 들어섰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인상하기로 했다. 1년 2개월간 기준금리를 동결해온 금통위가 긴축 기조로 전환한 것은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 개선세가 예상보다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성장세가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보이고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중동전쟁으로 급등했던 국제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내려왔지만 이미 높아진 원가 부담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통위는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국제유가가 하락했지만 그간 높아진 비용과 환율의 영향이 지속되고 소득 개선에 따른 수요 측 압력도 점차 확대되면서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2월 2.0%에서 3월 2.2%, 4월 2.6%로 상승한 뒤 5월(3.1%)과 6월(3.2%) 연달아 3%대를 기록했다. 생활물가지수 상승률도 2월 1.8%에서 3월 2.3%, 4월 2.9%, 5월 3.3%, 6월 3.4%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제 성장도 가파르게 개선되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1.0%)보다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1.8%를 기록해 2020년 3분기(2.3%)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명목 기준 성장률도 10.5%로 1976년 1분기(13.0%) 이후 5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은 다음 달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5월 상향한 올해 연간 성장률 2.6%는 너무 낮다"며 "8월에 상당폭 상향 조정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역시 올해 연간 GDP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상향한 상태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한은의 정책 무게는 경기 부양보다 물가 안정에 더욱 실리게 됐다. 성장 지표가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면서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부담은 줄어든 반면 국제유가 상승의 2차 파급효과와 근원물가 상승 압력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전망치(2.7%)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당시 전망치(2.4%)를 다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물가 상승 압력의 정도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 총재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제 개선세는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는 상당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하겠다"며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할지는 앞으로 입수되는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금리 인상은 시장에서 이미 상당 부분 예상됐던 만큼 관심은 8월 연속 인상 여부와 최종 기준금리 수준으로 옮겨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긴축 전환을 공식화했지만, 향후 경제지표를 확인하면서 결정하겠다고 한 만큼 10월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는 6개월에서 최대 1년간 높은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고, 성장률 전망치는 상향 조정될 것"이라며 "올해 10월과 내년 1월 추가 인상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원들은 성장률과 물가 상방 리스크를 경계하고 있으나 연속 인상을 단행할 정도로 긴급성이 요구된다고 보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8월 전에 발표되는 지표 서프라이즈가 연속되지 않는다면 8월 매파적 동결, 10월 인상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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