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네덜란드 싱크탱크 헤이그전략연구센터(HCSS)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네덜란드의 반도체와 해양, 항공우주 산업을 겨냥해 경제적 수단과 정보 활동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의 목적이 네덜란드를 중국에 구조적으로 의존하게 만들고 글로벌 산업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디지털 공작과 법적 압박, 물리적 위협 등을 활용하는 동시에 네덜란드의 개방적인 통치 체계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반도체 산업이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된 분야로 지목됐다. 네덜란드에는 다른 국가에서 확보하기 어렵거나 사실상 대체가 불가능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ASML과 NXP반도체 등 주요 네덜란드 기업을 겨냥하는 동시에 관련 핵심 원자재의 수출도 제한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서방의 무역정책에 대응해 희토류 수출을 제한했으며, ASML은 이로 인해 장비 출하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양산업의 취약성도 언급됐다. 중국 국영기업 코스코해운항만과 차이나머천트포트홀딩스는 유럽의 주요 물류 거점인 로테르담항에서 투자자와 터미널 운영사로 참여하고 있다.
호란 분석가는 "해양 부문에 대한 개입은 노골적인 파괴 공작보다는 사이버 스파이 활동과 데이터 접근, 수위를 조절한 운영 차질의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제한적인 개입만으로도 에너지 공급과 산업 생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물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HCSS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통합 정보체계를 구축하고 위험도에 따른 보안 심사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국산 회로기판이나 컨테이너 하역용 크레인 등 핵심 인프라를 파괴 공작 위험에 노출할 수 있는 장비를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연구진은 중국의 영향력이 당장 공급 차질을 일으키지 않더라도 대만을 둘러싼 충돌 같은 위기 상황에서 네덜란드의 정책 선택을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네데타 지라르디 HCSS 연구원은 "위험은 즉각적인 혼란보다 네덜란드 정책 결정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이 점차 줄어드는 데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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