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눈동자' 신민아 "스토킹 범죄, 집착과 광기…두렵고 끔찍했죠"

영화 눈동자 신민아 사진에이엠엔터테인먼트
영화 '눈동자' 신민아 [사진=에이엠엔터테인먼트]
배우 신민아가 영화 '눈동자'를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1인 2역에 도전했다. 동생의 죽음을 추적하는 사진작가 서진과 의문의 죽음을 맞은 쌍둥이 동생 서인을 연기하며 서로 다른 삶과 감정을 구분해냈다. 말투와 표정, 눈빛의 차이를 쌓아 올려 닮았지만 같지 않은 두 인물을 설득력 있게 완성했다.

'눈동자'는 유전병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서진이 동생 서인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진실을 파헤치는 스릴러다. 신민아는 점차 시력을 잃어가는 인물이 자신의 눈으로 범인을 찾아야 한다는 설정과 누군가를 찾으면서 동시에 쫓기는 긴장감에 끌렸다.

"시나리오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점점 눈이 보이지 않게 되는데 자기 눈으로 범인을 찾고 싶어 하는 감정, 누군가를 찾으면서 동시에 쫓기는 감정이 잘 담겨 있었죠. 잘 찍으면 굉장히 흥미롭고 조여오는 압박감이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해 선택했습니다."

영화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집착과 광기도 다룬다. 서진은 자신에게 집착하는 현민을 피해 다니며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공포 속에서 살아간다. 신민아는 작품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한 스토킹 피해자의 불안을 "끔찍했다"고 표현했다.

"감독님께서 여러 가지 사랑의 형태를 다룬 영화라고 하셨는데 그 사랑이 집착과 광기로 표현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영화 안에서 (스토킹 범죄를) 간접적으로 경험했지만 정말 두려웠어요. 서진이가 늘 긴급 호출 시계를 차고 있잖아요. 언제 들이닥칠지 모른다는 공포심이 얼마나 컸을까 생각하면 너무 끔찍했죠."
영화 눈동자 신민아 사진에이엠엔터테인먼트
영화 '눈동자' 신민아 [사진=에이엠엔터테인먼트]

서진과 서인은 같은 유정병을 앓고 있지만 이에 대한 마음이 다른 인물이다. 특히 서진은 같은 예술가로서 서인의 재능을 부러워하며 동생을 향한 사랑과 책임감, 질투와 미안함을 느낀다. 

"서진이는 시력을 잃는 시기가 늦게 찾아와 서인이를 보호해야 하는 입장이었고 두 사람 모두 예술 작업을 하고 있어요. 서인이는 눈이 보이지 않는데도 오히려 작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작품도 좋은 유망한 신인 작가죠. 서진에게 서인은 보호해야 할 대상인 동시에 같은 작가로서 자괴감을 느끼게 하는 존재였던 것 같아요. 그러다 갑자기 사라졌으니 언니로서 끝까지 범인을 찾고 미안한 마음을 품게 된 거죠."

신민아는 처음부터 두 인물을 별개의 인물로 판단하고 접근했다. 같은 공간에서 다른 성격과 반응을 보이는 연기를 두 차례씩 해야했지만 오히려 인물들의 성격과 감정을 분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얼굴은 같지만 굉장히 다른 성격을 가진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같은 영화에서 두 번 연기하면 되겠구나' 하고 쉽게 접근했던 것 같아요. 물론 촬영할 때는 같은 장소에서 두 번 연기해야 하니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별개의 캐릭터라고 생각하니까 심플해지더라고요."

두 사람의 관계를 단순한 자매애나 질투로 규정하지 않는 것도 중요했다. 신민아는 서진이 동생을 사랑하면서도 돌봄을 버겁게 느끼고 동생의 재능을 부러워하는 감정이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조절했다.

"서진의 감정이 '얘가 너무 귀찮다'거나 '잘나가는 동생이 너무 부럽다'는 식으로 분명하고 뻔하게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계속 이야기했어요. 동생을 사랑하고 위하지만 버거울 수 있고 재능을 부러워할 수도 있잖아요. 그중 하나만 강하게 드러나지 않도록 관계의 미묘한 부분을 많이 고민했습니다."

시력이 다른 두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눈의 초점과 눈동자의 위치에도 차이를 뒀다. 시력이 순간적으로 떨어졌다가 회복되는 서진은 초점이 맞지 않는 느낌을 살렸고 빛만 자각할 수 있는 서인은 눈동자의 움직임을 달리했다.

"서진이는 시력이 순간적으로 확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오는 일이 반복되잖아요. 그럴 때는 초점이 맞지 않는 느낌으로 연기했어요. 서인은 빛 정도만 자각할 수 있는 상태라고 정해놓고 눈동자의 위치를 조금 바꾸려고 했고요. 눈도 근육이라 연습하면 움직이더라고요. 대본을 읽다가 한쪽 눈만 움직여보는 식으로 틈틈이 연습했어요."
영화 눈동자 신민아 사진에이엠엔터테인먼트
영화 '눈동자' 신민아 [사진=에이엠엔터테인먼트]

실제 시각장애인이 보기에 과장되거나 불편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연기의 기준이었다. 제작진과 인물이 어느 정도까지 볼 수 있는지 확인하며 표현의 수위를 조절했다.

"실제 시각장애인이나 주변에 함께 계신 분들이 보기에 과하게 느껴질 수 있으니까 디테일을 적당히 가져가자고 이야기했어요. 어느 정도까지 보이는지 많이 물어봤고 리얼리티와 디테일을 조심스럽게 지켜가려고 했습니다."

눈을 가린 채 도망치고 위협을 피하는 촬영은 육체적으로도 쉽지 않았다. 위험한 장면에서는 안대에 작은 구멍을 내기도 했지만 시야가 제한된 상태에서 느끼는 답답함과 공포는 실제였다. 감정을 끌어올리던 중 몸이 굳어버린 순간도 있었다.

"처음 도망치는 장면을 찍을 때 몸이 굳어서 목이 잘 돌아가지 않더라고요. '긴장한 연기를 하면서 내가 진짜 긴장하고 있구나' 싶었어요. 이 상태로 끝까지 할 수 있을까 싶어서 조금 벗어나 조절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몸을 쓰다가 다치면 안 된다는 공포도 있었어요."

대사가 많지 않은 장면에서도 피로는 컸다. 온몸에 긴장을 유지한 채 도망치고 숨을 죽이는 연기가 반복되면서 평소보다 많은 근육을 사용했다.

"솔직히 정말 힘들었어요. 그런 연기를 하는 데 온 근육을 다 쓰더라고요. 보통 대사가 많은 장면을 찍고 나면 말을 많이 해서 힘든데 이번에는 대사가 많지 않아도 온몸에 긴장이 들어가 있었어요. 도망가고 숨을 죽이는 장면이 많아서 몸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눈동자'는 스페인 영화 '줄리아의 눈'을 원작으로 한다. 신민아는 원작 영화를 보았지만 원작의 이미지가 자신에게 '정답'처럼 남는 것을 경계했다고 말했다. 

"우리가 가져오는 장면이 분명히 있는데 원작 주인공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박히면 저도 모르게 그것을 정답이라고 생각할까 봐 스스로 지우려고 했어요. 수영장 탈의실 장면은 워낙 임팩트가 강해서 기억에 남았지만 그 외에는 최대한 저희 작품에 맞게 접근하려고 했습니다."
영화 눈동자 신민아 사진에이엠엔터테인먼트
영화 '눈동자' 신민아 [사진=에이엠엔터테인먼트]

오랜 연애 끝에 결혼한 남편 김우빈에 대한 애정도 아끼지 않았다. 결혼 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함께한 김우빈은 바쁜 일정중에도 신민아를 응원했다는 부연이었다.

"결혼 전부터 둘 다 갑자기 일이 많아졌어요. 김우빈 씨도 드라마를 찍고 있고 저도 '수목금'을 촬영하고 있어서 극장에서 오랜만에 만났죠. 제가 원래 걱정이 많은 스타일이라 작품을 끝내놓고도 걱정하고 공개 전에도 걱정을 많이 하는데, 재미있게 봤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해줬습니다."

결혼 후의 변화가 매 순간 크게 체감되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의 일을 응원하는 관계에서 오는 안정감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아직은 크게 와닿지 않아요. 작품 이야기하다 보면 '맞다, 나 결혼했었지'라고 생각할 정도예요. 그래도 서로 응원해주고 관심을 가져주니까 안정감이라고 해야 할까요. 관계 안에서 말을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계속 의식하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느낌이죠."

'갯마을 차차차'의 사랑스러운 매력부터 '디바'와 '악연'의 서늘한 긴장감까지 오간 신민아는 장르 자체보다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결의 인물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나이와 위치가 달라지면서 표현할 수 있는 사랑과 인물의 모습도 자연스럽게 변하고 있다고 느낀다.

"예전에 할 수 있던 로맨스와 지금 할 수 있는 로맨스, 앞으로 할 수 있는 로맨스가 다를 수 있잖아요. 예전에는 첫사랑의 이미지와 감정을 표현했다면 지금은 많은 것을 경험한 사람들의 관계 속 로맨스가 더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것 같아요. 스릴러 역시 앞으로는 조금 더 어른스러운 연기를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영화 눈동자 신민아 사진에이엠엔터테인먼트
영화 '눈동자' 신민아 [사진=에이엠엔터테인먼트]

현재 신민아는 드라마 '수목금'을 촬영하고 있으며 로맨스 판타지 '재혼황후'의 공개도 앞두고 있다. 익숙한 장르 안에서도 지금의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감정을 찾는 것이 다음 과제다.

"배우이기 때문에 계속 변화하고 싶은 욕구가 있어요. 가능하면 보여드리지 않았던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고요. 최근 작품들의 장르와 색깔이 모두 달라 감사하면서도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재혼황후'도 많은 분께 사랑받았으면 좋겠습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