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여행 in] 놀이기구 타러 갔다 등골이 오싹…테마파크에 숨어든 요괴들

  • 롯데월드 어드벤처 '봉인해제: 요괴 대소동'

  • 로티·로리와 함께 요괴 찾아 봉인하는 여정

  • 밀실탐험 콘텐츠 '마도신당'서 공포 체험

  • 관객참여 연극 등 색다른 피서방법 '풍성'

롯데월드가 여름 시즌 축제로 K-호러 콘셉트의 봉인해제 요괴 대소동을 선보인다 사진롯데월드
롯데월드가 여름 시즌 축제로 K-호러 콘셉트의 '봉인해제 요괴 대소동'을 선보인다. [사진=롯데월드]


매년 정열적인 삼바 리듬으로 여름을 달구던 롯데월드 어드벤처가 올여름에는 등골 서늘한 한국형 공포, 이른바 ‘K-호러’를 전면에 내세운다. 시원한 물줄기와 환호성이 채우던 공간에 처녀귀신과 저승사자, 부적과 신당 같은 가장 한국적인 서사를 영리하게 얹었다. 놀이기구를 타러 갔다가 이색적인 요괴 대소동을 맞닥뜨리는 색다른 피서법이다.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26일부터 8월 30일까지 여름 시즌 축제 ‘봉인해제 : 요괴 대소동’을 선보인다. 이야기는 파크 내 민속박물관에서 출발한다. 대표 캐릭터 로티가 실수로 봉인된 항아리를 건드리고, 그 안에 갇혀 있던 요괴들이 어드벤처 곳곳으로 탈출했다는 설정이다. 방문객들은 단순히 구경꾼에 머물지 않고, 로티·로리와 함께 ‘요괴사냥꾼’이 되어 파크 안에 숨어든 요괴를 찾아 봉인하는 주도적인 여정에 동참하게 된다.

여름 테마파크라고 하면 대개 시원한 물놀이와 이국적인 축제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롯데월드 역시 해마다 삼바 공연으로 여름의 정점을 찍어왔다. 하지만 올해는 저승사자와 처녀귀신, 도깨비와 구미호 등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토착 소재를 영리하게 얹었다. 무섭지만 어딘가 정겹고, 섬뜩하면서도 특유의 해학이 섞인 한국식 요괴 이야기를 놀이공원이라는 현대적 공간 안으로 세련되게 불러들인 셈이다.

축제 기간 어드벤처 1층 만남의 광장은 스산한 기와집이 들어선 ‘요괴마을’로 변신한다. 광장 우측에 마련된 ‘요괴사냥꾼 입문소’는 최신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체험 공간이다. 사진을 찍으면 AI가 방문객의 얼굴을 요괴 이미지로 실시간 변환해 나만의 프로필 카드로 출력해준다. 타로 분석을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힘을 고르고 ‘강화부적’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도 운영된다.


파크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게임판으로 활용하는 증강현실(AR) 스탬프 투어 ‘요괴 금서’도 흥미롭다. 로티스엠포리움에서 책자를 구매한 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해 힌트를 얻고, 곳곳에 숨은 요괴를 찾아 미션과 미니게임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관람객이 직접 발품을 팔며 서사를 따라가도록 유도해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입문소 내 체험들과 요괴 금서 투어는 별도의 이용료로 참여할 수 있다.

낮과 밤의 반전 매력도 촘촘하게 구성했다. 매일 오후 8시 20분 만남의 광장에서는 신규 공연 ‘판-요괴들의 놀이’가 열린다. 백성들의 기도에 응답한 요괴들이 인간 세상에 나타나 신명 나는 놀이판을 벌인다는 내용으로, 한국적 색채에 세련된 K-팝 스타일의 퍼포먼스를 입혔다. 낮 12시와 오후 5시 30분에는 저승사자가 된 로티와 처녀귀신으로 분한 로리를 만나는 특별 포토타임이 진행된다.

롯데월드가 여름 시즌 축제로 K-호러 콘셉트의 봉인해제 요괴 대소동을 선보인다 사진롯데월드
롯데월드가 여름 시즌 축제로 K-호러 콘셉트의 '봉인해제 요괴 대소동'을 선보인다. [사진=롯데월드]


여름의 단골 손님인 삼바 역시 매일 오후 파크를 뜨겁게 달군다. 오후 2시와 7시에는 화려함의 정수인 ‘삼바 카니발 퍼레이드’가 어드벤처 1층을 수놓고, 오후 3시 30분에는 청량한 ‘핫! 썸머! 바캉스’ 퍼레이드가 이어진다. 오후 5시 가든스테이지에서 열리는 ‘삼바 투게더’(화요일 휴연)까지 더해져, 낮에는 삼바의 열기를 즐기고 밤에는 요괴의 서늘함을 만끽하는 이색적인 하루를 완성한다.

한층 강력한 스릴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격리 공간도 매직아일랜드에 마련된다. 석촌호수를 가로지르는 메인브릿지는 저승으로 들어가는 길목인 ‘초승나루’로 바뀌어 당산나무와 까마귀가 스산함을 자아낸다. 어둠이 내리면 매직캐슬은 동화 같은 분위기를 지우고 '오싹한' 핏빛으로 물든다. 

매직캐슬 맞은편에서는 공포 체험 ‘마도신당’이 마련된다. 실종된 무당과 취재진의 행적을 추적하는 밀실 탐험 콘텐츠다. 매년 공포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았던 ‘귀담’도 요괴에게 잠식된 저택을 직접 걷는 설정으로 돌아온다. 두 공포 체험 시설은 유료로 운영되며, 오는 11월 15일까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번 축제에서 가장 과감한 공간적 변주를 시도한 곳은 민속박물관이다. 그동안 테마파크 내부에서 비교적 정적이고 조용한 관람 명소에 머물던 민속박물관을 서사의 출발점으로 삼아 장소의 가치를 재발견했다. 전시실에는 요괴 항아리 포토존이 설치되고, 곳곳에서 요괴들이 깜짝 등장해 퀴즈를 맞힌 방문객에게 소원 부적을 나눠준다.

박물관 전역을 무대로 삼은 국내 최초의 몰입형 호러 공연 ‘스테이 얼라이브 인 뮤지엄(STAY ALIVE IN MUSEUM)’도 베일을 벗는다. 한국 저주의 역사를 다룬 특별전 ‘조선요괴전’을 준비하던 중 저주가 깨어난다는 설정 속에서 관객은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인다. 관객의 선택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관객 참여형 유료 연극으로, 오는 11월 15일까지 평일과 주말 모두 오후 7시 30분에 시작된다. 예매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축제의 재미를 돋울 먹거리와 혜택도 풍성하다. 롯데월드는 ‘저승사자 로티빵’, ‘처녀귀신 로리빵’, ‘액막이 쑥떡 와플’, ‘도깨비방망이 핫도그’ 등 이색 메뉴를 내놨다. 매직스쿨 의상실의 구미호·저승사자 의상 대여와 요괴 분장실 체험도 축제의 몰입을 돕는다. 22일부터 일주일간 네이버 브랜드위크를 통해 라이브 특가 상품을 선보이고, 6월 한 달간 네이버 예약 및 네이버 지도를 통한 예매 시 할인 혜택을 준다.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대상 온라인 예매 할인, 삼성카드와 SKT 회원 제휴 할인 등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할 선택지도 넓혔다.

여름밤의 놀이공원은 원래 비현실적인 공간이다. 불빛은 과장되고 음악은 커지며 사람들은 일상을 잊는다. 올해 롯데월드는 그 틈새로 한국적인 서사를 영리하게 들이밀었다. 정열적인 삼바가 지나간 자리에 스산한 요괴의 발걸음이 겹쳐지는 올여름, 잠실의 밤은 유난히 길고 오싹할 듯하다.
 

롯데월드 봉인해제 요괴 대소동 포스터 사진롯데월드
롯데월드 '봉인해제 요괴 대소동' 포스터 [사진=롯데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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