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양자컴퓨터 패권전 본격화…트럼프 "전례 없는 투자"

양자컴퓨팅 육성 행정명령 서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양자컴퓨팅 육성 행정명령 서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양자 컴퓨터 상용화를 앞당기고 관련 보안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책을 내놨다.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양자 기술을 연구개발 단계를 넘어 산업·안보 인프라에 적용하겠다는 구상이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첨단 양자 컴퓨터 개발을 촉진하고 양자 기술이 초래할 사이버 보안 위협에 대비하는 내용의 행정명령 2건에 서명했다.
 
첫 번째 행정명령은 에너지부 등 연방기관이 기업, 대학과 협력해 과학 연구에 활용할 고성능 양자 컴퓨터를 2028년까지 구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의 마이클 크라치오스 실장은 사전 브리핑에서 “2028년까지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양자 컴퓨터는 양자역학 원리를 활용해 특정 복잡한 계산을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신약 개발과 첨단 소재, 인공지능(AI), 에너지 시스템 등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지만, 기존 암호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왔다.
 
행정명령에는 양자 센서 배치 계획도 포함됐다. 미 국방부는 2028년까지 양자 센서를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양자 센서는 위성항법시스템(GPS)이 교란되는 전장 환경에서 항공기와 무기체계의 위치 파악을 지원할 수 있다.
 
두 번째 행정명령은 양자 컴퓨터를 활용한 해킹 위협에 대비해 정부 전산망의 암호체계를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핵심 정부 시스템을 2030년 또는 2031년까지 양자내성암호 체계로 이전하는 목표가 제시됐다. 양자내성암호는 양자 컴퓨터로도 쉽게 해독하기 어렵도록 설계된 차세대 보안 기술이다.
 
미국 정부의 자금 지원도 본격화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IBM, 글로벌파운드리스, 리게티, 퀀티넘 등 9개 양자 관련 기업에 총 20억1300만 달러(약 3조1000억원) 규모의 연방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원 대상에는 양자 컴퓨터 제조 기반을 구축하는 기업과 오류율, 극저온 시스템, 광학 장비 등 핵심 기술 난제를 해결하는 기업들이 포함됐다.
 
상무부는 지원금의 조건으로 각 기업의 소수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는 정부가 단순 보조금 지급을 넘어 전략 산업에 직접 투자자로 참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백악관 서명식에는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 루스 포라트 알파벳·구글 사장 겸 최고투자책임자(CIO) 등 주요 기술기업 인사들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양자 컴퓨팅에서 가진 선도적 지위에 전례 없는 수준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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