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OTA) 씨트립에서 한국 복수비자 신청이 한 달 새 8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올해 3월 중국 주요 도시 거주자를 대상으로 복수비자 발급 문턱을 낮춘 이후 방한 관광시장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면세점과 관광지를 찾던 단체관광객 대신 K팝 공연과 뷰티, 쇼핑을 위해 한국을 반복 방문하는 개별관광객(FIT)이 새로운 주력 수요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18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휘영)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3월 30일부터 과거 한국 방문 경험이 있는 중국인과 동남아인을 대상으로 유효기간 5년 복수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베이징·상하이·선전 등 중국 14개 주요 도시 거주자에게는 최대 10년 복수비자를 발급하는 제도도 시행 중이다.
완화 조치 이후 관련 지표는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주중 한국비자신청센터 8곳 집계 결과, 4월 일반관광(C-3-9) 복수비자 발급 건수는 전월 대비 10% 늘었다. 특히 씨트립에서는 같은 기간 복수비자 신청이 80% 증가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복수비자 대상과 신청 절차, 체류 기간 등을 묻는 게시글도 증가하고 있다.
관광업계는 복수비자 확대가 방한 관광객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 중국 관광객의 주요 동선이 명동과 면세점, 대형 쇼핑시설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K팝 공연과 팬미팅, 뮤지컬 관람, 피부·헤어 관리, 디자이너 브랜드 쇼핑 등 특정 목적을 중심으로 한 개별 여행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문체부는 중국 대도시 거주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전략도 기존 단체관광 중심에서 개별관광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중국 현지 온라인여행사 페이주와 협력해 '나 혼자 콘서트 관람', '나 혼자 팬미팅', '나 혼자 뮤지컬 관람' 등 1인 여행객을 겨냥한 콘텐츠를 홍보하고 있으며 피부·헤어·네일 관리 등 주기적 소비가 가능한 체험형 상품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지난 16일부터 중국 선전 푸텐구에서 열고 있는 '2026 선전 APEC 계기 한중 관광교류 특별주간'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는 중국 온라인여행사 취날과 협력해 주말 단기 여행과 지역 체류형 관광 상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김해·대구·청주·양양 등 지방공항을 활용한 방한 상품 판촉도 진행하고 있다.
중국 관광시장의 변화는 국내 관광산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관광객 수 확대에 초점을 맞췄던 과거와 달리 반복 방문 가능성이 높은 개별관광객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최근 놀유니버스, 마이리얼트립, 여기어때컴퍼니, 트립비토즈, 땡큐캠핑, 캠핏 등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과 만나 관광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관광업계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바가지요금과 일방적 예약 취소 문제에 대한 제도 개선 방안이 집중 논의했다.
정부는 '바가지 안심가격제도' 도입과 함께 정당한 사유 없는 예약 취소에 대한 제재 규정을 관광진흥법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숙박업소의 가격 미표시나 표시가격 미준수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시행령 개정도 검토 중이다.
양경수 한국관광공사 국제관광본부장은 "K-콘텐츠를 경험한 해외 소비자가 실제 방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련 관광 콘텐츠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관광업계는 복수비자 확대를 계기로 늘어나는 개별관광객 수요를 지역관광과 콘텐츠 소비로 연결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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