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한 대형마트 계란 판매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30구짜리 계란은 찾기 어려워요. 간혹 있다고 해도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망설이게 되네요."
지난 2일 대형마트 계란 매대를 둘러보던 주부 김진주씨(42)는 이같이 말하며 "반찬이 마땅치 않을 때 계란 요리를 자주 했는데 이젠 그것도 쉽지 않겠다"고 걱정을 쏟아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 공급이 줄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산란계 살처분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영향이다. 올여름 폭염까지 겹쳐 계란 수급 불안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자 대형마트들은 할인 행사와 수입란 판매 검토 등을 통해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산 특란 30구 소비자가격은 이달 1일 기준 평균 7412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평균 가격인 7008원보다 약 6% 오른 수준이다. 지난달 말에는 서울 지역 특란 30구 가격이 85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올해 초 6000원 후반대에 머물던 계란 가격은 4월 말부터 7000원대로 올라선 뒤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일부 조정을 받았지만 평년보다 비싼 가격대가 유지되는 상황이다.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계란 공급 부족으로 일시 품절 안내문이 붙었고 코스트코는 1인당 계란 구매량을 2판으로 제한하기도 했다.
계란 가격 상승 주범은 지난해 겨울부터 확산한 고병원성 AI다. AI 여파로 산란계 1134만마리가 살처분되면서 계란 공급이 급감했다. 특히 병아리를 다시 들여와 산란 가능한 성계로 키우는 데도 시간이 걸리는 만큼 공급이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철 폭염도 변수다. 닭은 기온이 27도를 넘으면 고온 스트레스를 받아 산란율이 떨어질 수 있다. 심하면 폐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계란 생산량이 회복되는 7월까지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형마트들은 할인 행사와 수입란 판매 검토로 대응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 사업(농할)을 통해 이달 3일부터 10일까지 행복생생란 특란 30입을 1000원 할인한 6990원에 판매한다. 앞서 지난달에는 롯데슈퍼가 국산 동일 규격(대란) 평균 시세보다 35% 이상 낮은 미국산 신선란을 판매하기도 했다. 롯데마트·슈퍼 관계자는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상품 운영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태국산 계란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계란 수급 안정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여름철 계란 생산량 감소에 대비해 이달과 다음 달 미국·태국 등에서 신선란 2000만개를 추가 수입할 계획이다.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은 "정부는 계란 소비자 가격 안정을 위해 할인 지원 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며 "계란 가공품 할당관세 물량·기간 확대와 부족한 신선란 추가 수입을 통한 국내 계란 공급량 확대를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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