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이제 3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 당과 후보들은 마지막 표심을 잡기 위해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서울과 부산, 충청권 등 주요 격전지에서는 지도부와 대선급 정치인들까지 총동원돼 유세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가 엇갈리고 부동층 비중도 적지 않아 선거 막판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선거가 치열한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후보는 자신의 비전과 정책을 설명하고 유권자는 이를 비교해 선택한다. 경쟁 없는 선거보다 경쟁 있는 선거가 건강하다. 문제는 경쟁의 방향이다.
이번 지방선거 역시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정책 경쟁보다 네거티브 공방이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후보 간 고발전이 이어지고 과거 발언과 사생활 의혹, 상대 진영 흠집내기 공세가 선거판을 뒤덮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선거운동 방식과 허위사실 논란을 둘러싼 법적 공방까지 벌어지고 있다. 유권자 피로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방선거는 원래 생활정치의 무대다. 시민들이 매일 체감하는 교통과 주거, 교육과 복지, 도시개발과 환경, 지역경제 문제를 다루는 선거다. 중앙정치의 대리전이 아니라 주민 삶의 질을 결정하는 선거여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정권 심판론과 정권 지원론, 진영 대결 구도가 선거를 지배하면서 정작 지역 발전 전략과 행정 능력 검증은 뒷전으로 밀려나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이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는 시기에 치른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세계 경제는 AI 산업혁명과 공급망 재편, 고금리와 저성장, 에너지 안보 위기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 놓여 있다. 지방정부 역시 과거처럼 중앙정부 예산을 받아 집행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첨단산업 유치와 기업 투자, 청년 일자리, 도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방정부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이제 유권자들도 보다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자극적 폭로와 정쟁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상대 후보를 얼마나 공격했는지가 아니라 지역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재정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미래 산업과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를 봐야 한다. 지방선거는 정치인을 평가하는 선거이면서 동시에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선거다.
후보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 근거가 불분명한 의혹 제기와 감정적 비난은 결국 정치 불신만 키운다. 상대를 무너뜨리는 데 집중할수록 유권자는 정치 전체에 등을 돌리게 된다. 민주주의는 증오가 아니라 설득으로 작동해야 한다. 정책과 비전, 행정 능력으로 경쟁하는 것이 선거의 기본 원칙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표다.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총선보다 투표율이 낮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주민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시장과 도지사, 구청장과 지방의원들이 결정하는 정책은 시민들의 일상과 직결된다. 지역 발전의 속도와 방향 역시 지방정부 역량에 따라 달라진다.
선거 막판일수록 정치권은 더 시끄러워진다. 그러나 유권자는 그 소음 속에서도 본질을 봐야 한다. 누가 더 큰 목소리를 내는지가 아니라 누가 지역의 미래를 준비할 능력이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가 네거티브와 진영 대결의 선거가 아니라 지역 발전과 생활정치의 선거로 기록되기를 기대한다. 결국 민주주의의 수준은 정치권이 아니라 유권자의 선택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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