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종전안 동맹에 공유…핵·호르무즈 이견 여전

  • 호르무즈 통항 재개·동결자산 해제 포함

  • 핵 문제는 60일 협상으로 넘기는 구조

  • 이스라엘 반발·통행료 갈등에 합의 난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합의 초안을 이스라엘 등 동맹국에 공유했다. 종전 논의가 실제 문안 검토 단계로 넘어간 셈이다. 다만 이 문안은 이란 핵 문제를 즉각 해결하기보다 후속 협상으로 넘기고,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도 남겨 최종 타결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28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종전안은 추가 휴전 위반이 합의 논의를 무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동맹국에 전달됐다. 미국과 이란은 파키스탄과 카타르의 중재로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모하마드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29일 워싱턴에서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날 예정이다.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다. 종전안에는 호르무즈를 상업 선박에 다시 열고, 미국의 이란 항구 봉쇄를 해제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란이 최대 120억달러(약 17조6000억원)의 동결자산(제재로 해외에서 묶인 자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목표는 30일 안에 상업 운항을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핵 문제는 별도 협상으로 넘겼다. 문안은 이란 핵 프로그램의 미래를 두고 최대 60일간 논의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고농축 우라늄 재고, 추가 농축의 한시적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이란의 약속 등이 대상이다.
 
이스라엘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다. 종전안은 이란에 즉각적이고 확정적인 핵 관련 약속을 요구하지 않는 데다, 영구 휴전 범위에 레바논까지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로선 수용 부담이 큰 구조다.
 
제재 해제 범위도 불명확하다. 가디언은 “문안이 이란 석유·석유화학 수출 제재 해제 문제에 대해 테헤란 측 안보다 덜 구체적”이라고 전했다. 이란은 동결자산의 조건 없는 해제를 주장하고 있다.
 
호르무즈 통행료 문제도 충돌 지점이다. 종전안은 호르무즈를 통행료 없이 항행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란은 오만과 별도로 협의하며 ‘항행 서비스’ 명목의 수수료 부과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만이 이란과 통행료를 포함한 합의를 맺을 경우 강경 대응하겠다고 공개 경고했다.
 
미국은 이란의 호르무즈 관리기구인 ‘페르시아만해협청’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오만 등 통행료 부과에 관여하는 국가들이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해군은 호르무즈 통제권을 재확인했다. IRGC는 “최근 24시간 동안 상선과 유조선 26척에 통과 허가를 내줬다”며 “사전 승인 없는 운항을 방해 행위로 보겠다”고 경고했다. 전날 밤에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채 지나려던 선박 4척을 제지했다고도 밝혔다.
 
휴전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미국은 호르무즈 인근의 이란 드론 작전을 타격했다고 밝혔고, 이란은 쿠웨이트 내 미군 기지를 겨냥했다. 양측의 제한적 충돌은 아직 간접 접촉을 중단시키지는 않았다. 하지만 선박 운항사들이 이란 허가 없이 호르무즈 통과를 시도할 경우 지난 4월 8일 합의된 휴전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종전안 공유로 협상은 진전됐지만, 최종 타결을 가로막는 쟁점은 그대로 남아 있다. 핵 문제는 후속 논의로 넘어갔고, 호르무즈 통제권과 통행료, 제재 해제 범위, 레바논 휴전 포함 여부도 정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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