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잠정합의안 가결로 삼성 내부의 대표 사업장 노사 갈등은 한 고비를 넘겼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장기화와 경찰 수사까지 겹치며 긴장 수위가 더 높아진 모습이다. 삼성전자 사례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에 '합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일부 전망에도 실제 현장에서는 임금 외에 인사·경영 권한 문제까지 얽힌 협상 구조의 해법 카드가 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7일 삼성전자 노사가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조합원 투표로 최종 가결하면서 시장 안팎에선 장기 교착 상태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임단협 향방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체계 안에 있어, 핵심 계열사 노사 합의가 다른 사업장 노조에도 기준점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간 갈등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들어 13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노조는 5월 1일 전면 파업 방침을 밝히며 대치 수위를 높여왔다. 여기에 회사가 노조위원장의 영업비밀 유출 의혹을 제기하며 고소에 나섰고, 경찰이 전날 송도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가면서 노사 문제는 단순 임금 협상을 넘어 법적 공방 국면으로 번졌다.
교착 상태에 빠져 있지만 협상도 이어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최근 중부지방고용노동청(중부청)에 각각 협의안을 다시 제출하면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사측과 중부청의 만남이 있는 만큼 사측은 조속한 합의를 위해 적극 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임단협을 위해 적극 협의하고 있다"며 "다만 언제 노사 간 다시 협상을 위한 만남을 가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회사 측의 손실은 수십억원 규모로 불어날 전망이어서 시장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실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인건비 추정치를 기존 1677억원에서 2931억원으로 75%가량 상향 조정했다.
반면 노조 측은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다는 입장이다. 박재성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위원장은 "한 달 전이나 두 달 전이나 같은 쟁점을 두고 공회전 상태"라며 "전체적으로 사측과 협의가 안 되는 상황이라 내부적으로 조합원 운영 등 사태 장기화에 대한 대비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잠정 합의와는 별개로 삼성바이오는 운영 방식이나 모든 면에서 많이 다르다"며 이번 삼성전자 노사 합의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 양사 협상 구조가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삼성전자는 임금과 성과급 중심으로 협상이 진행된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임금·성과급뿐 아니라 신규 채용, 인사고과·개편, 인수합병(M&A) 등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한 노조의 사전 동의권을 요구하고 있어 협상 난도가 훨씬 높다는 평가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기본급 14.3% 인상과 전 직원 대상 350만원 정액 인상을 동시에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기본급 총 6.2% 인상안을 제시하며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의 경우 생산 차질 우려와 대외 신뢰, 법적 분쟁이 한꺼번에 얽혀 있어 노사 간 극적인 봉합이 나오더라도 상당한 진통을 거칠 가능성이 크다"며 "수사 결과와 노조 내부 강경 기류에 따라 장기전으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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