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빅3, 모두 시총 '1조달러 클럽' 진입…AI가 바꾼 글로벌 기업지도

  •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나란히 합류

  • 1조달러 기업 14곳 중 11곳이 AI 인프라 관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메모리 반도체주가 급등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사가 모두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500조원) 클럽에 진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현지시간) AI 메모리 랠리에 힘입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6일 먼저 1조 달러 클럽에 진입한 데 이어 이날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까지 합류하면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빅3가 모두 1조 달러 기업이 됐다.

SK하이닉스는 27일 국내 증시에서 장중 최대 11% 올랐고, 최근 12개월 상승률은 1000%를 넘어섰다. 마이크론은 뉴욕증시에서 19% 급등해 2011년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UBS그룹 애널리스트가 향후 1년 안에 마이크론 주가가 두 배로 오를 수 있다고 평가한 점이 매수세를 자극했다.

메모리 3사의 급부상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글로벌 시가총액 지형을 바꾸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국 시가총액 조사 사이트 컴퍼니즈마켓캡닷컴 기준으로 27일 오전 11시 현재 시총 1조 달러 이상 기업은 총 14곳이다. 이 가운데 아람코와 버크셔해서웨이, 테슬라를 제외한 11곳이 반도체, 클라우드, 플랫폼, AI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기업으로 분류된다.

엔비디아가 5조2000억 달러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알파벳,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TSMC, 브로드컴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1조3870억 달러로 11위, SK하이닉스는 1조630억 달러로 12위를 기록했다. 버크셔해서웨이와 마이크론도 뒤를 이었다.

과거 시총 1조 달러 클럽이 빅테크와 일부 대형 소비·금융 기업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AI 인프라 기업들이 대거 자리를 차지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미 경제방송 CNBC의 투자 프로그램 '매드머니' 진행자 짐 크레이머도 이날 마이크론의 1조 달러 클럽 합류를 언급하며 "AI가 시장의 질서를 바꿨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1조 달러 클럽이 과거보다 훨씬 진입하기 쉬워졌다"며 "마이크론은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최고의 HBM 칩을 만든다. 시총 1조 달러는 당연한 귀결"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도 HBM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의 핵심 병목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고 짚었다. 데이터센터 확장에 필수적인 HBM 공급이 제한되면서 메모리 업체들이 소프트웨어 중심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을 상대로 이례적인 가격 결정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계속 확대되는 가운데 HBM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 기준 글로벌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57%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각각 22%, 21%로 뒤를 이었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에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비합리적으로 저평가돼 왔지만, 이제 밸류에이션 격차가 회복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는 아직 랠리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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