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몰 건수 ‘역대 최다’…2년 만에 두 배 폭증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환경성이 지난 11일 발표한 2025년도 곰 출몰 건수 속보치에서 전국 출몰 건수가 5만77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본 정부가 2009년도부터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기존 최다 기록은 2023년도 2만4348건이었다. 하지만 2025년도에는 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곰 출몰이 확인됐다. 단기간 사이 곰 목격 사례가 급격히 늘어난 셈이다.
지역별로는 아키타현의 출몰 건수가 1만359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이와테현 9739건, 미야기현 3559건 순이었다.
곰 포획 수 역시 급증했다. 2025년도 곰 포획 수는 1만4720마리로, 현재 방식으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도 이후 20년 만에 가장 많았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포획된 곰 가운데 99% 이상인 1만4601마리가 사살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포획이 아니라 사실상 대부분이 살처분 형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곰 출몰이 단순 목격 수준을 넘어 실제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일본 현지에서는 인명 피해 우려가 커지면서 지자체와 경찰, 사냥 단체 등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사망자 13명 ‘역대 최악’…올해도 피해 이어져
인명 피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환경성이 지난 4월 발표한 2025년도 곰 인명 피해자는 238명이었고, 이 가운데 사망자는 13명으로 모두 역대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월 이와테현 시와정에서는 여성이 곰에게 습격당해 숨졌다. 이달에는 야마가타현 사카타시와 이와테현 하치만타이시에서 곰에게 공격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각각 발견됐다.
출몰 건수 증가가 실제 인명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현지 경계감도 높아지고 있다.
현장 피해 사례는 숫자보다 더 직접적으로 불안을 보여준다.
지난 5일 아키타현 유리혼조시의 한 논에서는 혼자 논을 살피던 48세 농업 종사 남성이 곰에게 습격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남성이 공격당한 시각은 오전 8시15분쯤이었다. 곰은 몸길이 약 1m의 성체로 추정됐다.
남성은 얼굴과 팔 등에 부상을 입었고, 의식이 있는 상태로 아키타시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눈에 띄는 점은 피해 장소가 초등학교에서 약 200m 떨어진 논밭 지대였다는 점이다. 현장 인근에는 강을 건너면 주택가가 이어지는 생활권도 있었다.
피해 남성은 공격을 당한 뒤 직접 차량을 몰고 인근 주택가 약국으로 향했다. 약국 주인 여성은 벨 소리를 듣고 나갔다가, 이마 등에서 피를 흘린 남성이 의자에 축 늘어진 채 앉아 있는 모습을 봤다고 전했다.
남성은 “구급차를 불러달라. 곰에게 당했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약국 주인은 119에 신고한 뒤 구급차가 도착하기까지 약 15분 동안 수건으로 남성의 출혈 부위를 누르고, 의식을 잃지 않도록 계속 말을 걸었다.
그는 “가게 앞길은 인근 초등학교 아이들이 통학에 이용하는 길”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피해 이후 현장 주변에는 순찰차가 돌고, 현 관계자들이 상황을 확인하는 등 긴장감이 감돌았다.
유리혼조시는 사건 당일 오후 현장 북쪽 산림에 벌꿀과 쌀겨를 넣은 함정 1기를 설치했다. 시 관계자는 음식물 쓰레기를 방치하지 않고, 과일나무를 정리하는 등 곰이 마을로 내려오지 않도록 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일본에서 곰 문제가 단순 산악 지역 이슈를 넘어 생활권 안전 문제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실제로 곰 출몰 장소가 학교 인근과 주택가 주변으로 확대되면서 주민들의 체감 불안도 커지고 있다.
“괴물 늑대” 주문 폭주…곰 퇴치 로봇까지 등장
곰 출몰이 늘면서 일본에서는 새로운 대응 장비 수요도 커지고 있다.
홋카이도 나이에초의 기계 부품 가공업체 오타세이키는 늑대를 본뜬 야생동물 퇴치 로봇 ‘몬스터 울프’ 생산에 쫓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 로봇은 적외선 센서가 동물을 감지하면 공사 현장 수준의 큰 소리와 LED 조명을 이용해 위협하는 방식이다. 총 50종류의 경고음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몬스터 울프는 원래 사슴 등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개발됐다. 업체는 2016년부터 개발에 나섰고, 지금까지 380대 이상을 출하했다.
하지만 최근 곰이 인간 생활권 가까이 내려오는 사례가 늘면서 주문은 예년의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현재 설치까지 2~3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업체 측은 과거에는 주로 농가에서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공사 현장과 골프장으로 수요가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속 문제 아니다”…생활권 침투하는 일본 곰
일본의 곰 문제는 단순한 야생동물 출몰 증가를 넘어 인명 피해, 지역 안전, 포획 방식, 예방 장비 수요까지 맞물린 사회 문제로 번지고 있다.
출몰 건수는 집계 이후 최다를 기록했고, 포획 수 역시 20년 만에 최대치를 보였다. 포획된 곰의 99% 이상이 사살됐다는 점은 현장의 대응이 그만큼 긴박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아키타현 사례처럼 논밭과 초등학교 인근, 주택가 가까이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일본 지역 사회가 느끼는 위기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곰이 산에 머무는 존재가 아니라 사람의 일상 동선과 겹치는 공간까지 내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성은 출몰이 많은 지역에서는 지자체가 제공하는 정보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현지 지자체 역시 함정 설치와 순찰, 생활 쓰레기 관리, 과일나무 정리 등 곰을 유인하지 않는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의 곰 문제는 포획만으로 끝나는 사안이 아니라, 인간 생활권과 야생동물 서식지가 맞닿는 경계에서 어떻게 피해를 줄일 것인가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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