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이 장기화하면서 걸프 지역에서 사막을 가로지르는 대규모 트럭 운송이 비상 물류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걸프 지역에서는 해협을 피해 사막을 가로지르는 대규모 트럭 수송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SJ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오만의 고속도로와 철도, 항만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긴급 물류망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이를 '과거 아라비아 상업을 지탱했던 낙타 행렬의 기계화된 부활'에 비유했다.
실제 사우디 국영 광물기업 마덴은 비료 운송을 위해 수천 대의 트럭을 동원하고 있다. 밥 윌트 마덴 최고경영자(CEO)는 "600대가 1600대로 늘었고 다시 2000대가 됐으며, 지금은 걸프 지역에서 홍해까지 3500대의 트럭이 운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전 세계 식량 공급을 위협하는 비료 부족 현상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UAE의 소규모 항구인 코르파칸도 핵심 운송 거점으로 새롭게 부상했다. 오만만에 위치한 이 항구의 트럭 통행량은 분쟁 전 하루 100대에서 7000대로 급증했다. 과거 호르파칸은 선박 간 컨테이너 이동을 위한 환적 항구 역할에 그쳤으나, 현재는 선박에서 내린 컨테이너를 트럭에 실어 역내 창고·공장·상점으로 보내는 관문 항구로 기능하고 있다.
분쟁 시작 이후 이 항구의 주간 컨테이너 물동량도 2000개에서 5만개로 폭증했다.MSC와 머스크 등 글로벌 해운사들도 아라비아반도를 가로지르는 트럭 운송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이 같은 트럭 운송망 확대가 역내 물류 지도를 전면 재편하는 흐름의 일부라고 짚었다. 걸프 산유국들은 수십 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속도와 규모를 극대화하는 물류 체계를 구축해왔다. 그러나 이번 전쟁으로 단일 병목 지점에 의존하는 구조의 위험성이 드러나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대체 운송로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WSJ은 이 같은 트럭 운송 동원이 해상 운송의 수송 능력을 대체하거나 비용 면에서 경쟁하기는 어렵고, 항공유와 기타 에너지 제품 부족을 막을 수도 없지만 일부 핵심 시장에서는 충격 흡수 장치 역할을 하며 교역 유지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억제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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