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업 현실화] 끝내 협상 결렬…첫 가동중단 일주일 앞으로

  • 사후조정 무위에 그쳐…첫 가동중단 일주일 앞으로

  • 릴레이 협상에도 성과급 '제도화' 충돌…입장차 못 좁혀

  • 1969년 창사 이후 첫 파업 국면…생산 차질 우려 고조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3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02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2차 사후조정 최종 결렬을 선언한 후 협상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3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02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2차 사후조정 최종 결렬을 선언한 후 협상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 간 사후조정 협상이 끝내 결렬되면서 창사 이래 첫 파업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노조는 파업 전까지 사측과 추가 교섭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정부세종청사에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중재로 사후조정 회의를 진행했으나, 13일 새벽 2시 50분께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협상 결렬을 선언하며 종료됐다. 노사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은 마지막 절차였지만 결국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핵심 쟁점이던 성과급 재원 기준과 제도화 여부를 둘러싼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중노위는 협상 종료 후 입장문을 통해 "노사 양측의 주장을 바탕으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며 협의를 지원했으나 양측 간 주장 차이가 컸다"며 "노조 측의 중단 요청으로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고 절차를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재원 기준 명문화 등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경영 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삼성전자는 1969년 창립 이후 단 한 차례도 파업을 겪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노조가 총파업 일정을 확정하고 강행 의지를 밝히면서 창사 이래 첫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 중단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노조는 협상 결렬 직후 파업 전까지 추가 교섭에 응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제대로 된 제안이면 검토하겠다"고 여지를 남겼고, 중노위도 "노사가 합의해 요청할 경우 추가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최 위원장은 파업 참가 의사를 밝힌 조합원이 4만1000명 수준이며, 최소 5만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총파업이 발생하면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이 40조원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도 파업 여부를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은 총파업 직전인 13일에서 20일 사이에 인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으로, 발동 시 최대 30일간 파업이 중단되고 중노위가 조정·중재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글로벌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도래한 가운데 내부 갈등이 격화하면서 산업 전반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시장 경쟁력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이종환 상명대 교수는 "반도체 연속 공정이 일단 중단되면 파업 전후로 예정된 생산 물량을 모두 폐기해야 한다"며 "더 큰 피해는 기회비용이다. 겨우 HBM 경쟁력을 회복했는데 파업으로 경쟁사에 물량을 빼앗기면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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