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처럼 로봇 배정"…로봇 OS로 눈돌린 카카오모빌리티

  • 로봇 제조 아닌 '운영의 시대'…이기종 플랫폼 경쟁 본격화

  • 수수료 규제 넘을 신사업 찾는다…'피지컬 AI' 속도내는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의 배송 로봇 브링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의 배송 로봇 '브링'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호출 플랫폼 운영 경험을 로봇 산업으로 확장한다. 승객 대신 로봇을 배차하고, 이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로봇과 건물 인프라를 연결하는 ‘로봇 운영체제(OS)’ 구축에 나선다.

13일 카카오모빌리티는 배송·청소·안내·물류 등 다양한 자율주행 로봇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운영하는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T를 운영하며 축적한 실시간 이동 데이터와 배차 기술, 경로 탐색 역량을 로봇 산업에 접목해 ‘사람 이동 플랫폼’을 넘어 ‘로봇 운영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강은규 카카오모빌리티 미래사업플랫폼 리더는 “과거 로봇 산업은 더 정교한 하드웨어를 만드는 제조 경쟁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현장에 투입된 로봇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운영하느냐가 핵심인 운영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로봇 하나의 성능보다 서로 다른 로봇과 사람, 건물 시스템이 끊김 없이 협업 할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로봇 간 상호 통신과 운영 플랫폼의 역할이 앞으로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구상하는 플랫폼은 단순 관제 시스템을 넘어선다. 기존 로봇 관제가 위치나 상태를 확인하는 수준이었다면, 앞으로는 로봇에게 업무를 분배하고 수행 상황을 관리하는 동시에 엘리베이터·자동문·보안 게이트 등 건물 인프라까지 통합 제어하는 구조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핵심은 ‘택시 배차 방식’을 로봇에 적용하는 것이다. 승객 호출이 들어오면 플랫폼이 주변 택시 가운데 최적 차량을 자동 배정하듯, 로봇 플랫폼 역시 현재 가용 가능한 로봇 풀에서 가장 적합한 로봇을 선택한다. 목적지까지 거리, 배터리 상태, 현재 수행 중인 업무, 기기 성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업무를 배정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사람이 특정 로봇을 직접 지정하지 않아도 시스템이 가장 효율적인 로봇을 자동 배정하는 구조”라며 “택시 배차 기술의 DNA가 로봇 플랫폼에도 적용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특정 제조사에 종속되지 않는 개방형 플랫폼 구축에도 집중하고 있다. 서로 다른 제조사의 로봇이 같은 공간에서 움직이더라도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통합 운영할 수 있도록 표준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기반 연동 체계를 마련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호텔 객실에서 투숙객이 QR코드로 수건을 요청하면 플랫폼이 이를 자동 분석해 프론트 직원과 배송 로봇에 각각 업무를 배정한다. 이후 로봇은 엘리베이터와 자동문을 연동해 객실 앞까지 이동하고, 전달 완료 여부를 다시 플랫폼으로 회신한다.
 
규제 넘을 새 먹거리…‘피지컬 AI’ 속도
카카오모빌리티가 로봇 운영 플랫폼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기존 모빌리티 사업의 성장 한계도 깔려 있다. 플랫폼 산업 전반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커지면서 택시 호출 중심 사업 구조만으로는 성장 동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내부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1일부터 시행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다. 이른바 ‘택시 배회 영업 수수료 금지법’으로 불리는 해당 개정안에 따라 가맹 택시가 호출 기능을 끄고 길거리에서 승객을 태울 경우 플랫폼 사업자에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업계에서는 플랫폼 수익 구조 변화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율주행과 로보틱스를 데이터 기반 운영 역량을 실제 물리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영역으로 보고 있다. 단순 로봇 제조가 아니라 이동 데이터와 배차, 경로 탐색, 운영 프로세스를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 모델에 집중하는 이유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역시 연초부터 피지컬 AI 전략을 미래 핵심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류 대표는 “회사의 지향점을 피지컬 AI 전략으로 삼고 기존 비즈니스와 강력한 시너지를 낼 로드맵을 구축하고 있다”며 “카카오모빌리티가 산업 전반의 DX 과정에서 축적한 데이터와 인프라가 피지컬 AI 완성을 위한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로봇 산업 경쟁이 단순 제조를 넘어 운영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근 LG CNS 역시 이기종 로봇 통합 운영 플랫폼 사업 확대 계획을 공개하며 관련 시장 선점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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