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사 마지막 테이블 앉았지만···노노갈등에 가처분까지 '첩첩산중'

  • 성과급 재원 이견 여전...사측 10% vs 노조 15%

  • '실적 부진' DX 부문 성과급은 여전히 관심 뒷전

  • '사후 조정' 직후 파업 금지 가처분 심문까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노사가 정부 중재로 사후 조정에 돌입하며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파업 위기 속에서 가까스로 대화의 물꼬를 텄다. 하지만 성과급 격차와 노노 갈등, 법적 공방이라는 난제가 산적해 있어 이번 협상 역시 단숨에 타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는 최근 경기지방노동청과의 면담 후 11일부터 이틀간 사측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후 조정을 진행한다. 지난 3월 노사 간 마지막 대화 후 45일 만이다.
 
사후 조정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통상 노사의 동의 하에 노동위원회가 한 번 더 개입해 최종 합의를 이끌어내는 중재 절차다. 이번 사후 조정은 노사가 공통 추천 위원 1명이 총괄하는 '단독 조정인 절차'로 진행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노사가 사후 조정을 통해 극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았지만, 성과급을 둘러싼 이견은 여전히 팽팽하다. 사측은 기존 '연봉의 50%'였던 성과급 상한 규정 대신에 반도체(DS)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국내 1위 달성 시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사업부의 경영 성과 개선 시 최대 75%의 성과급을 보장하는 안도 내놓았다.
 
반면 노조는 '성과급 상한선 전면 폐지'와 더불어 '영업이익의 15% 재원 활용'을 요구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최대 35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노조 측 요구가 관철될 경우 DS 부문 임직원 1인당 성과급은 평균 6억원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성과급 총 재원으로만 약 45조~50조원을 투입해야 하는 규모로 지난해 삼성전자의 연구개발(R&D) 지출 37조7000억원보다 약 32% 많은 액수다.
 
노조 내부에서는 조합원 소속 사업부 간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균열 양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모바일, 가전 등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완제품(DX) 부문에 메모리 사업부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기에는 현실적 제약이 크기 때문이다. DX 부문 중심 노조인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이 교섭 대표 노조들에게 "DX 구성원 안건도 교섭에 반영해달라"고 공식 요구한 바 있다.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성과급 일부 재원을 소속 부문에 상관없이 전사 공통 성과급으로 배분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른바 '원 삼성' 원칙을 적용해 내부 위화감을 해소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협상의 실권을 쥔 초기업노조 측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올해 협상안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선 긋고 있다. 가입 조합원의 70% 이상이 DS 부문 소속인 점을 고려해 부문별 실적에 따른 보상 체계라는 기존 틀을 통해 조합원들의 실익을 챙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사후 조정이 어렵사리 타결되더라도 파업의 불씨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지난 2024년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파업 때처럼 노사 합의가 이뤄진 뒤에도 내부 반발에 부딪혀 총파업이 강행된 바 있다. '합의 이후의 진통'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13일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2차 심문 기일'이 파업 강행의 1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만약 법원이 사측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노조의 파업 동력은 크게 상실될 수 있지만, 반대로 기각될 경우 노조는 강력한 명분을 얻어 파업의 수위를 더욱 높일 가능성이 크다. 수원지법 재판부는 늦어도 오는 20일 전까지 가처분 결과를 전달하겠다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어렵게 마련한 마지막 협상에서 극적인 양보가 나오지 않는다면 삼성전자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생산 차질 위험을 안고 법적 공방과 파업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라며 "노사 양측이 서로의 명분만 앞세우기보다 실질적인 생존을 위한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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