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에 해외건설 분쟁 비상…정부, 중소·중견사 컨설팅 2배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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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hatGPT]

최근 중동 지역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해외건설 시장의 리스크가 수주 부진을 넘어 공사 지연과 대금 지급, 계약 분쟁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4억원을 투입해 중소·중견 건설사를 대상으로 한 해외건설 분쟁 컨설팅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추경을 통해 4억원을 확보하고 ‘해외건설 통합컨설팅 지원사업’을 확대 운영한다. 해외건설 통합컨설팅 지원사업은 해외건설업 신고를 마친 중소·중견 건설사를 대상으로 법률·노무·세무 등 해외사업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국토부는 이번 확대를 통해 전문가 자문 시간을 기존 12시간에서 24시간으로 늘렸다. 올해부터는 노무 컨설팅도 지원 항목에 포함됐다.

정부가 지원 확대에 나선 것은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해외건설 사업장의 비용과 계약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중동 지역 불안으로 유가와 원자재 가격, 물류비 변동성이 커지면서 해외 현장에서는 공사 중단, 공기 지연, 대금 지급 지연, 계약 변경 등을 둘러싼 발주처와 시공사 간 갈등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해외건설 수주 흐름은 이미 급격히 꺾였다.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OC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해외건설 수주액은 20억3739만 달러로 전년 동기 82억1225만 달러보다 75.2% 감소했다. 최근 5년간 1분기 평균 수주액 68억8678만 달러와 비교해도 70.4%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중동 지역 수주액은 3억1622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3.6% 급감했다.

중동 의존도가 컸던 국내 해외건설 구조를 감안하면 충격은 작지 않다. 국토부와 해외건설협회 집계상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472억7000만 달러로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중동 수주액은 약 119억 달러로 전체의 25.1%를 차지했다. 중동은 플랜트·인프라 분야에서 국내 건설사들이 오랫동안 수주 기반을 쌓아온 핵심 시장이다.

문제는 리스크가 신규 수주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미 수행 중인 현장에서는 물류 차질과 인력 운용, 자재 조달, 환율·유가 변동이 공정 관리와 원가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 공사 기간이 늘어나면 발주처와 시공사 사이에 지체상금, 계약 변경, 추가 비용 인정 여부를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특히 중소·중견 건설사는 대형사보다 현지 법률·계약 대응 인력과 네트워크가 부족해 분쟁 리스크에 취약하다. 해외 프로젝트는 계약서상 불가항력 조항, 공기 연장 요건, 현지 노동법과 세법, 환율·물류비 부담 주체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질 경우 손실이 커질 수 있다.

국토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계약상 독소조항 검토, 공기 지연 관련 불가항력 판단, 채무불이행 대응, 현지 세법 자문, 금융조달 및 리스크 관리 등 해외건설 수행 전반에 대한 자문을 제공할 방침이다. 신청 대상은 해외건설촉진법상 해외건설업자인 중소·중견기업이며, 해외건설협회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동 리스크는 단순히 신규 수주가 늦어지는 문제가 아니라 기존 현장의 공기와 비용, 대금 회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더 부담”이라며 “대형사는 자체 법무·계약 인력이 있지만 중소·중견사는 분쟁이 발생한 뒤 대응하면 늦는 경우가 많아 사전 컨설팅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중동전쟁이라는 불가피한 상황으로 해외에 진출한 중소·중견 건설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우리 기업들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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