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랑랄 다스 주한 인도대사 "韓, 인도 2047 비전 핵심 파트너…조선·AI 협력 확대"

  • "모디, 25년 전부터 韓 주목…李도 의원외교로 인도와 인연"

고랑랄 다스 주한 인도대사 사진황진현 기자
고랑랄 다스 주한 인도대사가 7일 주한 인도대사관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 국빈방문 관련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있다.[사진=황진현 기자]

고랑랄 다스 주한 인도대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 국빈방문에 대해 양국 관계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온 두 정상이 한·인도 관계의 새로운 방향을 설정한 계기라고 평가했다.

다스 대사는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주한인도대사관저에서 지난달 진행된 이 대통령의 인도 국빈방문 관련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이번 방문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이재명 대통령이 양국 관계에 기울여온 각별한 관심의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모디 총리가 한국의 성취에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스 대사는 "모디 총리가 약 25년 전 구자라트주 총리에 취임했을 당시 첫 기자회견에서 구자라트를 대한민국처럼 만들고 싶다고 답했다"며 "이는 모디 총리가 한국과 한·인도 관계에 얼마나 큰 관심을 기울여왔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인도의 인연도 언급했다. 다스 대사는 "이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이 되기 전 국회 한·인도 의원친선협회 회장을 맡았다"며 "이는 이 대통령이 인도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스 대사는 두 정상이 지난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11월 요하네스버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에 이미 만난 바 있다면서도, 이번 국빈방문은 양국 관계의 새로운 방향을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한 본격 회동이었다고 평가했다.

다스 대사는 "인도 입장에서 한국은 생각을 같이하는 민주주의 국가이자 특별 전략적 동반자"라며 "지정학적 긴장과 공급망 혼란, 에너지 불확실성, AI 부상에 따른 기술 지형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는 시점에 양국이 함께 앞으로의 방향을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했다"고 말했다.

한국이 인도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에서도 핵심 파트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삼성과 현대차의 인도 내 성과를 대표 사례로 들며, 한국이 제조업뿐 아니라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기술의 원천이라고 평가했다.

다스 대사는 인도가 독립 100주년인 2047년까지 선진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비크시트 바라트' 비전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을 핵심 파트너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부터 반도체, AI, 에너지, 철강까지 전방위 산업 협력

다스 대사는 양국의 핵심 협력 분야로 조선,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에너지, 철강, 핵심광물, 창조산업, 스타트업 등을 꼽았다. 조선 분야에서는 인도가 '해양 암릿 칼' 비전 아래 산업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을 최우선 파트너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와 AI 분야에서는 인도의 인력·데이터와 한국의 반도체 리더십을 결합한 시너지 가능성을 강조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인도가 2047년까지 원자력 발전 100기가와트(GW)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린 암모니아와 그린수소 파생물 공급에서도 협력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철강 분야에서는 인도가 2047년까지 5억t 규모의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한국의 정교한 철강 제조 기술이 인도의 철강 자급 전환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국빈방문 기간 두 정상은 하루 동안 5시간 넘게 직접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방문 기간에는 양국의 고대 인연을 기념하는 '시타 아쇼크' 식수 행사도 열렸다. 다스 대사는 약 2000년 전 인도 아요디아의 공주가 한국으로 건너가 김수로왕과 혼인했다는 설화를 언급하며, 해당 나무는 향후 아요디아의 공주 기념공원으로 옮겨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분야 일정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양국 기업인 약 800명이 참석한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했고, 모디 총리는 당초 편안한 오찬으로 계획됐던 일정을 한국 기업인들이 함께하는 업무 오찬으로 확대했다.

기업 간 협력 성과로는 포스코와 인도 JSW의 철강 합작법인 설립, 현대자동차그룹의 인도 내 그린필드 조선소 설립 협력 등이 소개됐다. 금융 협력 포럼, 벵갈루루 스페이스 데이, 벤처·스타트업·고용·창업 박람회 등도 정상회의와 병행해 열렸다.

다스 대사는 이번 방문에서 전체 공동 전략 비전 외에도 해양, 지속 가능성, 에너지 분야 문서 등 총 4건의 정치적 성과 문서가 채택됐다고 밝혔다. 그는 모디 총리의 표현을 인용해 "칩에서 선박까지, 인재에서 기술까지, 환경에서 에너지까지" 협력의 범위가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질의응답에서는 한국 기업의 인도 진출 확대 방안도 거론됐다. 다스 대사는 현재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 수가 700개 미만으로 아직 많지 않다며, 이 대통령도 인도 방문 당시 이 숫자를 10배 늘리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한국 중소기업 전용 산업단지, 이른바 한국 전용 산업 타운 조성을 한국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협력과 관련해서는 양국 모두 서아시아 지역의 탄화수소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공급망 불안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스 대사는 인도가 한국에 더 안정적인 나프타 공급국으로 부상하는 것이 목표라며, 장기 계약 등을 통해 예측 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원료의 출처와 재판매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 기업들이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다스 대사는 금융시장 협력과 관련해서는 한국 주요 기업들의 인도 증시 상장 사례를 언급하며, 인도에 한국 투자를 대규모로 유치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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