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인도·베트남 순방에 맞춰 4대 그룹 총수를 포함한 국내 주요 기업인들이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주요 신흥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미·중 대립과 중동 전쟁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 고조 속에 성장 잠재력이 큰 제3지대 시장을 거점 삼아 글로벌 경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20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 순방은 19~24일 진행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오찬을 겸해 진행되는 한·인도 경제인 대화에 참석했다.
약 8년 만에 열린 양국 대규모 경제 행사에는 기업인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철강 합작투자(JV)와 조선소 건립 등 민간 업무협약(MOU) 20건이 체결됐다.
한국에선 경제사절단 단장을 맡은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필두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인도 측에선 비제이 산카르 산마르그룹 회장, 라비칸트 루이야 에사르그룹 부회장, 자얀트 아차랴 JSW스틸 CEO 등 화학·철강·바이오·소재 분야 주요 기업인들이 함께했다.
인도 일정을 마친 뒤 재계 총수들은 베트남으로 이동해 경제사절단 행보를 이어간다. 베트남 일정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주도로 진행한다.
재계 총수들이 인도·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미·중 대립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을 해결한 다양한 요인이 두 국가에 충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 대신 낙점한 해외 핵심 생산거점이고, 인도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에너지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자원 강국이다. 양국은 경제 성장률도, 시장 규모도 제3세계 국가 중 최상위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축사를 통해 한국과 인도 관계를 '전략적 경제 파트너'로 격상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간 기업들은 이러한 구상을 뒷받침하기 위해 수조 원대 투자 보따리를 풀기로 했다.
우선 포스코그룹은 인도 1위 철강업체인 JSW그룹과 협력해 인도 오디샤주에 연 600만t 규모 일관제철소를 공동 건설한다. 투자 규모는 부지 매입과 공장 건설 등을 포함해 최대 10조원에 달할 전망이며 합작법인 지분은 포스코와 JSW가 5대 5로 나눠 갖는다.
현대차그룹은 인도 이륜차 제조사 TVS 모터와 협력해 친환경·고안전 3륜 전기차(EV)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
HD현대그룹은 울산 기후와 비슷한 타밀나두 주정부가 추진하는 조선산업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사가르말라 금융공사 등과 협력해 인도 내 신규 조선소 건설을 추진한다. 네이버는 타타그룹 계열사인 TCS와 인도 지도 서비스 구축을 위한 MOU를 맺었다. GS건설은 아리에너지와 MOU를 맺고 9200억원 규모 인도 풍력 리파워링 사업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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