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 절벽이 현실화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해법으로 민간·공공 간 역할 분담과 모듈러 공동주택 개발이 제시됐다.
수요가 몰린 서울 핵심지는 민간 정비사업이 대부분 공급을 담당하지만 각종 규제로 사업이 지연되며 공급 불균형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용적률 혜택과 금융 지원을 통해 재개발·재건축의 혈을 뚫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모였다. 모듈러 산업도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기술 고도화와 산업화 속도가 더뎌 중장기적 보완 수단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19일 아주경제신문과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서울클럽에서 열린 ‘2026 부동산입법포럼’에서는 “민간 공급 축을 살리지 않으면 공급 확대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날 ‘주택 공급 활성화, 정책·시장·기술의 접점은 어디인가’를 주제로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가 좌장을 맡고 임석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김효선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이동주 한국주택협회 상무 등이 참석해 주택 공급 확대와 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정부가 공급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6·27 부동산 대출 규제, 10·15 규제 등 수요 억제 정책이 병행되면서 시장과 엇박자가 난다는 진단이다. 정부가 제시한 141만 가구 공급 목표 역시 공공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라는 평가다.
이은형 연구위원은 “LH 직접 시행 확대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공공 주도 정책이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출 규제 등 수요 억제 중심 정책 기조는 공급 확대에 긍정적인 요소가 아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과거 사례를 보면 새로운 규제보다 기존 규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시장 불확실성을 키운다”며 “단기적 대책보다 구조적 시장 설계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핵심지 공급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재개발·재건축 정상화가 핵심 과제로 꼽혔다. 김효선 수석전문위원은 “2026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의 약 87%가 정비사업에서 나온다”며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 정책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현장에서는 정책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전반의 사업 환경도 악화된 상태다. 건설 안전 규제 강화, 층간소음 기준 미달 시 준공 제한,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노사 갈등 리스크 등이 겹치며 공사 기간 지연과 비용 증가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동주 상무는 “민간 관련 법안은 후순위로 밀리고 공공 주도 법안이 더 빠르게 처리되는 흐름”이라며 “지방 분양시장 위축과 계약 해제 분쟁 증가까지 더해지며 사업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듈러 주택은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산업 기반과 기술 모두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단기 해법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국내 모듈러 산업은 자동화 생산 설비가 부족하고 기업 규모도 영세해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추지 못한 상태다. 이로 인해 기대와 달리 원가 절감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기술적 제약도 뚜렷하다. 저층 위주 적용에 머물고 있으며 고층화 기술과 구조 핵심부의 공장 제작 방식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공기 단축 효과 역시 제한적이다. 임석호 선임연구위원은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추지 못하면 원가 절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공법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기반의 문제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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