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서울 전·월세 물량이 빠르게 감소하는 가운데 재건축·재개발 이주가 본격화되면서 임대차 시장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임대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대규모 이주 수요까지 겹칠 경우 전월세 가격 상승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서울시와 부동산R114 등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관리처분 이후 이주 단계에 들어간 재건축 사업장은 22곳, 약 7500가구로 추산된다. 철거 단계에 들어간 사업장까지 포함하면 27곳, 약 1만 가구에 육박한다. 이는 최근 몇 년 사이 보기 드문 규모의 이주 물량으로, 서울 임대차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강남권에서만 약 3000~4000가구 규모의 이주가 예상된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5단지(940가구)는 현재 이주 절차가 진행 중이고 도곡동 도곡개포한신(620가구)과 개포동 개포주공6·7단지(1960가구)는 하반기 이주가 예정돼 있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7차(156가구)와 송파구 가락동 프라자(672가구)도 이주 단계에 들어섰다.
강남권 외 지역에서도 이주 준비가 이어지고 있다. 양천구 신정동 수정아파트(220가구)가 이주 준비 절차를 밟고 있고 노원구 월계동 동신아파트(864가구)와 구로구 온수동 두암아파트(108가구) 역시 이주 준비 단계에 들어섰다.
재개발과 가로주택 정비사업에서도 이주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이주 또는 이주 준비 단계에 있는 사업장은 약 20곳으로 파악된다. 강북구 미아3재정비촉진구역, 동대문구 이문4재정비촉진구역과 제기6구역, 서대문구 홍은동 322-1 일대 등이 이주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공공사업 물량까지 더해지면서 이주 수요는 추가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공공도심복합사업 가운데 은평구 증산4구역(3568가구), 영등포구 신길2구역(1332가구), 도봉구 쌍문역 서측(1404가구) 등 약 7600가구 규모 사업이 사업 승인 단계에 있다. 도봉구 쌍문역 동측(639가구)과 방학역 인근(420가구) 역세권 사업은 시공자 선정 단계에 들어갔다.
문제는 이주 수요를 받아줄 전세 물량이 서울에서 빠르게 줄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노원구 전세 물량은 3개월 전 대비 61.2%(697건→271건) 감소해 낙폭이 가장 컸다. 이어 도봉구 57.6%(339건→144건), 강북구 52.9%(138건→65건), 마포구 51.9%(559건→269건), 동대문구 46.1%(688건→371건), 서대문구 40.9%(333건→197건) 순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이주 수요와 전세 물량 감소가 동시에 나타날 경우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특히 정비사업이 집중된 강남권과 서북권 일대에서는 단지별 이주 시기에 따라 단기간 임대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각 자치구와 사업 시행자인 LH는 이주 단지 인근 공공임대 공급을 확대하고 임시 거주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장기적인 이주 대응 방안은 국토교통부 차원에서 검토 중인 단계여서 단기간에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주 수요 급증과 전세 물량 감소가 동시에 맞물리면 국지적 전세난이 현실화될 수 있다”며 “단지별 이주 시기를 분산하고 인근 전세 공급 대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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