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 엠벨리에 선호 단지 25평 매물이 두 달 넘게 나오지 않던 중에 입지가 아쉬운 단지에서 급매가 나와서 바로 계약금을 넣었다. 매수 대기자가 항상 있어 집주인들이 3000만원을 올려 불러도 계좌를 주지 않을 정도다.”
서울 외곽 15억원 이하 아파트에 실수요가 몰리며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에도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되면서 매도자 우위 시장이 여전한 분위기다.
17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집합건물 생애최초 매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생애최초 매수자는 3만8023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30대가 1만8745명으로 전체의 49.3%를 차지했다. 결혼과 출산 등 주거 안정 수요가 집중되는 연령대가 시장을 주도한 셈이다. 고강도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내 집 마련을 미루지 않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수도권 생애최초 매수자는 1만8430명으로 전월 1만6838명 대비 9.5% 늘었다. 서울과 경기 외곽의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수요에 힘입어 서울 아파트 가격도 상승 흐름이다. 한국부동산원의 2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2% 올라 5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폭은 전주보다 0.05%포인트(p) 줄었지만, 흐름 자체는 꺾이지 않았다.
특히 중저가 아파트 비중이 높은 외곽 지역의 상승률이 높았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관악구가 0.40%로 가장 많이 올랐고, 구로구 0.36%, 성동구 0.34%, 영등포구 0.32%, 동대문구 0.29%, 노원구 0.28% 순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15억원 이하 매물이 많은 지역들이다.
실제 거래 사례도 신고가 행진이다.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우장산힐스테이트 전용 면적 59㎡ 매물은 지난달 14억1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가 12억원에서 한 번에 2억1500만원 올랐다. 관악구 e편한세상서울대입구2단지 전용 59㎡도 12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처음으로 12억원대에 진입했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대출 규제가 있다. '6·27 대책'과 ‘10·15 대책’ 이후 주택담보대출이 최대 6억원까지 가능한 가격 상한선이 15억원 이하 아파트로 사실상 굳어지면서, 수요가 해당 가격대에 집중되고 있다. 15억원을 넘기면 대출 활용이 어려워지는 만큼, 실수요자는 가격 상단을 맞춰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대출 규제 기조 속 생애최초 매수자는 무주택 요건 등을 충족할 경우 높은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적용받는다. 지역과 가격 요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대 80%까지 가능해서 같은 10억원 주택이라도 초기 자기자본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15억원 이하 구간에서 자금 조달 여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지며 생애최초 수요가 해당 가격대에 집중되는 구조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예고 했지만 서울 외곽은 영향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장기임대사업자 물량이 다수 포진한 강북·비강남권 지역은 지난해 10월까지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가능했고 세입자 만기 도래기일이 많이 남아서 매도 가능한 매물 총량 자체가 적을 것"이라며 "최근 시작된 키 맞추기 장세에 따라 실수요 유입이 꾸준하고, 가격 상승 전망 역시 양호한 편"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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