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브리지 콜비 미국 전쟁부(국방부) 정책차관은 지난 주 열린 제62회 뮌헨 안보 회의(MSC)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유럽 안보 구상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3.0'을 제시하며, 한국의 국방비 증액 사례를 전 세계 동맹국이 지향해야 할 새로운 표준으로 거론했다.
콜비 차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의 라비 아그라왈 편집장과 대담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과거 NATO 2.0이 미국의 일방적인 지원과 추상적인 규범에 의존했다면, NATO 3.0은 유럽이 재래식 방어의 주된 책임을 지는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정의했다. 미국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으며, 이제는 부유해진 동맹국들이 스스로의 안보를 위해 '값싼 말잔치'가 아닌 '물적 기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방위비 증액을 약속한 한국을 새로운 표준으로 제시했다. 그는 "나는 한국을 방문했었는데, 이들은 비 NATO 동맹국 중 최초로 GDP(국내총생산) 대비 방위비 3.5% 지출을 약속했다"며, "이는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제시한 새로운 글로벌 표준"이라고 짚었다.
앞서 콜비 차관은 지난달 말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국가안보전략과 국방전략(NDS)을 설명하고, 중국과 북한 등 아시아 지역 내 위협에 맞서 한·일 등 동맹국들이 그 역할을 보다 많이 분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중국에 대해서는 과거의 매파적 어조와는 결이 다른, 이른바 '조용한 힘'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의 경제적 성취를 존중하며 그들을 질식시키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제1도련선 내에서 우리와 동맹국들이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점하도록 하여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역시 북한을 주된 위협으로 인식하고 한반도 방어의 주도권을 가질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한국의 실용적이고 강단 있는 태도가 현 미 행정부가 지향하는 '아메리카 퍼스트'식 동맹 모델에 완벽히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콜비 차관은 동맹국들의 방위비 역할 분담 수준이 무역 등 미국과의 다른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실제로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선물 시장에서 사용되는 '시가 평가(Mark-to-Market)'라는 용어를 거론하면서 동맹의 가치를 실질적인 기여도에 따라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그는 '핵우산'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이 유지됨을 재확인하면서도, "NATO 억제력에 더 깊은 유럽적 색채가 입혀지는 것에 열려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향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도 한국 등 핵심 동맹국의 목소리가 반영된 새로운 형태의 핵 억제 체제 논의가 가속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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