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김건희 로저비비에' 첫 재판…재판부 "직무 관련성 쟁점"

  • 부부 측 "공소사실 전면 부인"…"김 의원 관여 안해"

  • 특검 "전당대회 지원 답례"…세비 계좌 결제 확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작년 12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2025년도 마지막 본회의에 참석해 동료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작년 12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2025년도 마지막 본회의에 참석해 동료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부부의 재판이 11일 시작됐다. 재판부는 청탁금지법 위반 성립 요건과 관련해 '직무 관련성'이 필요한지를 핵심 쟁점으로 짚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이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의원과 배우자 이모씨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양측의 입장과 입증 계획을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다. 김 의원 부부는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김 의원 부부 측은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이씨가 가방을 준비해 김 여사에게 전달한 사실은 있다"면서도 "김 의원은 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직접 전달에 관여하거나 대가를 약속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다.

특검은 김 의원 부부가 2023년 3월 8일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의 지원에 대한 답례로, 같은 달 17일 시가 267만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김 여사에게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가방 결제 대금은 김 의원 세비 계좌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통일교 측이 당초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지원하려다 불출마 선언 이후 김 의원으로 지원 대상을 바꿨고, 여기에 대한 답례로 가방이 전달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통령 직무와 관련한 금품 제공으로 보고 청탁금지법을 적용해 기소했다.

이날 재판부는 청탁금지법 위반이 성립하려면 공직자 배우자에게 제공된 금품과 공직자의 직무 사이에 관련성이 필요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배우자가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하면 직무 관련성과 대가 관계를 불문하고 처벌하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검은 공직자 배우자에게 금품을 제공한 경우에도 공직자의 직무와의 관련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련 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의 유권해석도 제시했다. 김 의원 측 역시 직무 관련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재판부는 관련 법리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 측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가방이 발견된 경위도 문제 삼았다. 특검이 당초 영장 범위를 벗어난 수색 과정에서 클러치백을 발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다. 특검은 수색을 중단한 뒤 추가 영장을 발부받아 가방을 확보했다고 설명해 왔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추가로 듣기 위해 다음 달 27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한편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여사의 뇌물 수수 혐의 부분은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로 이첩했다. 이번 재판은 김 의원 부부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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