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길 전북특별자치도민회 중앙회장은 개회사에서 “전북 피지컬 AI 특별위원회 발족은 단순한 조직 출범이 아니라, 전북이 다시 한 번 대한민국 산업 발전의 전면에 서겠다는 선언”이라며 “기술 문명 전환기의 중심에서 전북이 새로운 역할을 감당하겠다는 분명한 다짐”이라고 밝혔다.
정동영 의원(통일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인공지능은 더 이상 화면 속 기술이 아니라 공장, 농장, 물류 현장, 도시 인프라에서 실제로 움직이며 산업을 바꾸는 단계로 진입했다”며 “특히 피지컬 AI는 아직 세계적 패권 국가가 확정되지 않은, 지금 도전하면 판을 바꿀 수 있는 기회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성윤 의원은 전북의 경쟁력으로 △넓은 산업 부지 △농생명 기반 △제조 인프라 △국책 연구와 연계 가능한 실증 환경을 꼽으며, “전북은 ‘AI를 사용하는 지역’을 넘어 ‘AI가 실제로 움직이며 산업을 만들어내는 지역’으로 도약할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전북의 미래 전략과 함께, 해방 이후 대한민국 경제 성장 과정에서 전북이 담당해 온 역사적 역할도 조명됐다.
전북역사특별위원회 강대석 위원장은 “전북은 농업 생산의 기반이자 식량 안보의 버팀목이었고, 산업화 초기에는 노동과 자원을 제공하며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토대를 떠받쳐 온 지역”이라며 “과거를 돌아보는 이유는 추억을 기리기 위함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정당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곽 회장 역시 “과거 전북이 식량과 노동으로 나라를 지탱했다면, 앞으로는 기술 실증과 산업 혁신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탱해야 한다”며 “피지컬 AI는 전북의 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며, 지역 경제를 자립 구조로 전환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희승 의원도 격려사를 통해 “피지컬 AI는 구호나 선언이 아니라, 공장에서 돌아가는 로봇과 농장에서 움직이는 자율 시스템, 현장에서 작동하는 스마트 제조로 증명돼야 할 산업 전략”이라며 “전북은 실증 중심 접근을 통해 대한민국 산업 전환의 현실적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전북 피지컬 AI 특별위원회는 앞으로 전북을 중심으로 △피지컬 AI 실증 모델 구축 △산업·연구 연계 △정책 제안과 제도 개선을 추진하며, 전북을 대한민국 피지컬 AI 산업의 실험장이자 전진기지로 육성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원택 의원은 끝으로 “오늘 발족한 전북 피지컬 AI 특별위원회가 전북 산업 전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전문가와 기업, 연구자의 지혜가 모인다면 전북은 분명 AI 시대 대한민국 산업 지형을 바꾸는 핵심 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특별자치도민회 중앙회는 이번 포럼과 특별위원회 발족을 계기로, 전북이 과거 대한민국 경제를 떠받친 지역에서 미래 산업을 이끄는 지역으로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논의와 실천을 이어갈 계획이다.
[사진=구글 제미나이 생성]
피지컬 AI 인사이트 : 도전 실행 실증
실증 없는 AI는 산업이 아니다.
한국 피지컬 AI의 현재와 세계의 속도, 그리고 전북의 선택 인공지능의 시대가 왔다고 말한 지는 오래됐다.
그러나 지금 세계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AI의 시대’가 아니라 ‘AI가 어디까지 실제로 움직이느냐의 경쟁’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알고리즘의 우수성을 겨루는 단계는 이미 지나갔고, 인공지능이 공장과 도시, 농장과 물류 현장에서 물리적으로 작동하며 산업 구조를 바꾸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이것이 바로 피지컬 AI가 갖는 본질적 의미다.
윤석진 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이 오래전부터 강조해 온 핵심 역시 여기에 닿아 있다. AI는 연구실에서 완성되지 않으며, 산업은 실증을 통해서만 탄생한다는 문제의식이다.
이 메시지는 특정 인물의 발언을 넘어, 지금 한국 산업이 반드시 직면해야 할 현실 진단이 됐다.
현재 한국의 AI 경쟁력은 결코 낮지 않다. 반도체, 통신 인프라, 소프트웨어 인력, 데이터 활용 능력 등 여러 지표에서 한국은 상위권에 속한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약점이 있다. 기술을 ‘만드는 능력’에 비해, 기술을 ‘현장에서 오래 굴려보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실증을 위한 공간, 실패를 감내하는 제도, 장기적 관점의 산업 정책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했다.
피지컬 AI는 이 약점을 가장 가차 없이 드러내는 분야다. 자율 로봇은 실험실에서는 완벽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 공장에서는 먼지와 진동, 예외 상황 속에서 수없이 멈춘다.
스마트 농업 시스템 역시 시범 사업에서는 성과를 내지만, 계절과 기후가 바뀌면 전혀 다른 문제에 부딪힌다. 피지컬 AI는 ‘한 번의 성공’이 아니라 ‘지속적인 작동’이 산업의 기준이 된다.
세계는 이미 이 지점을 향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미국은 자율 로봇과 스마트 제조를 국가 안보와 산업 전략의 핵심으로 묶고, 대규모 실증 프로젝트를 민·관 합작으로 추진하고 있다.
유럽은 에너지 전환과 제조 혁신을 결합한 피지컬 AI 실증을 지역 단위로 확산시키고 있으며, 일본은 고령화 대응과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로봇 기반 피지컬 AI를 사회 전반에 적용하고 있다. 중국 역시 국가 주도로 공장·물류·도시 단위의 대규모 실증을 진행하며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피지컬 AI를 ‘기술 개발 과제’가 아니라 ‘산업 구조 전환 프로젝트’로 다룬다는 점이다. 실증은 부차적 단계가 아니라 출발점이며, 지역은 실험장이자 산업의 모태로 기능한다.
세계 피지컬 AI 경쟁의 본질은 알고리즘의 성능이 아니라, 누가 먼저 현실을 표준으로 만들 수 있느냐에 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전북이 피지컬 AI 실증 거점으로 부상하려는 시도는 단순한 지역 개발 전략을 넘어선다. 전북은 수도권처럼 과밀하지 않으면서도, 농생명·제조·에너지·물류가 동시에 존재하는 드문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
이는 피지컬 AI가 요구하는 ‘복합 실증 환경’에 매우 적합한 조건이다. 연구실과 공장이 분리되지 않고, 기술과 생활이 같은 공간에서 검증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전북의 도전은 한국 산업 정책의 방향 전환을 시험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한국은 중앙 집중형 연구개발 모델에 익숙했다.
그러나 피지컬 AI 시대에는 지역 단위 실증과 산업 축적이 훨씬 중요해진다. 전북이 실증을 통해 산업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이는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고, 나아가 한국이 세계 시장에 제시할 수 있는 표준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전제 조건이 있다. 첫째, 실증을 허용하는 행정과 제도가 필요하다.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구조에서는 피지컬 AI가 자랄 수 없다.
둘째, 인재가 지역에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기술자는 프로젝트가 끝나면 떠나는 존재가 아니라, 지역 산업의 일부가 돼야 한다.
셋째, 단기 성과에 매몰되지 않는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피지컬 AI는 몇 년의 성과로 평가할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
지금 세계는 피지컬 AI를 둘러싼 ‘현장 경쟁’에 돌입했다. 누가 더 많은 실험을 했는지가 아니라, 누가 더 오래 현실에서 버텼는지가 승부를 가를 것이다.
전북 피지컬 AI 특별위원회 출범은 이 경쟁에 한국이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신호다. 그리고 그 출발점이 전북이라는 사실은 상징적이다.
과거 전북은 식량과 노동으로 대한민국을 지탱했다. 이제는 기술 실증과 산업 혁신으로 미래를 떠받칠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다.
피지컬 AI는 전북에 주어진 선택이자 시험이다. 이 시험에 성공한다면, 전북은 다시 한 번 대한민국 산업사의 중요한 장면에 이름을 남기게 될 것이다.
역사는 늘 현장에서 답을 찾았다.
피지컬 AI의 답 역시, 전북의 현장에서 쓰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