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인상 압력에 국내 통상·외교 라인이 총동원됐지만 유의미한 결론을 내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비관세 장벽을 둘러싼 압박까지 거세지면서 우리 경제를 둘러싼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9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비롯해 여한구 산업부 통상본부장, 조현 외교부 장관 등 통상·외교 수장들이 최근 방미해 총력전을 벌였지만 미국의 상호관세 인상과 관련해 뚜렷한 결론을 도출하지는 못했다.
정부는 그동안 미국과 협의해 당장의 상호관세 인상은 막아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상 관보에 (관세 관련 내용을) 게재하는 데 3일에서 일주일가량 소요된다”며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나온 지 2주 넘었지만 아직 미국이 후속 조치에 나서지 않고 있다. 여러 방면을 통해 설명한 내용이 미국 측에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통상 압력이 관세에서 끝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한·미 양국은 지난해 12월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를 열고 비관세 장벽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회의 개최가 무산됐다. 이후 실무 협의 과정에서도 후속 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축수산물과 온라인 플랫폼 등 전방위적 현안을 두고 협상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한·미 통상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한·미 통상 이슈는 양국 간 업무협약(MOU) 체결과 공동설명자료(JFS) 작성으로 일단락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발언 한마디에 다시 불안감이 증폭됐다. 수출 중심 국가인 한국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김 장관은 “관세 인상 여부를 떠나 굉장히 불확실한 국면이 어떤 형식으로든 장기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런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잘 관리하는 것 외에는 뚜렷한 해법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양국 간 합의가 단순한 구두 약속이 아니라 서명을 통해 이뤄진 만큼 이를 성실히 이행해 나간다면 양국 간 과세 문제도 관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 출석해 "미국은 한국과 비관세장벽 관련 협상에서 진척이 없으면 한국에 대한 관세를 인상해 무역적자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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