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이후 가장 큰 부담으로 꼽히는 주거비 문제를 덜기 위해 서울시가 무주택 출산가구에 대한 주거비 지원 기준을 대폭 완화하고 신청 문턱을 낮췄다.
서울시는 '자녀 출산 무주택가구 주거비 지원사업'을 올해부터 확대·개편해, 전세보증금 기준을 기존 3억원 이하에서 5억 원 이하로 상향하고, 월세 기준도 환산액 포함 229만원 이하까지 넓힌다고 1일 밝혔다.
주거비 문제로 출산을 망설이거나 아이를 낳고도 서울을 떠날지 고민하는 가구라면 이번 제도 개편이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현실 반영'이다. 최근 서울의 전세·월세 부담이 빠르게 커지면서 출산 이후에도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해 서울을 떠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지난해 이 사업에 참여한 가구의 66%는 월세 거주 가구였고, 이 중 78%는 매달 60만원 이상의 월세를 부담하고 있었다. 서울시는 이러한 주거 현실을 고려해 더 많은 출산 가구가 지원 대상에 포함되도록 기준을 조정했다.
지원 내용은 실질적이다. 전세대출이자나 월세 등 실제로 지출한 주거비에 대해 월 최대 30만원씩, 기본 2년간 최대 720만원을 지원한다. 여기에 둘째·셋째 등 추가 출산 시에는 아이 1명당 1년씩 지원 기간이 늘어나며, 쌍태아는 1년, 삼태아 이상은 최대 2년까지 연장돼 최장 4년간 지원받을 수 있다. 단순한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출산과 양육의 연속성을 고려한 구조다.
신청 방식도 바뀐다. 지난해에는 약 5개월간만 신청을 받았지만, 올해부터는 연중 상시 접수 체계로 운영된다. 다만 자격 심사와 지급을 위해 상·하반기 연 2회 모집공고를 낸다. 상반기 신청은 2월 2일부터 6월 30일까지며, 2025년 1월 1일 이후 출산한 가구가 대상이다. 신청은 '탄생육아 몽땅정보통' 누리집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사업 성과도 눈에 띈다. 총 654가구가 평균 180만원의 주거비를 지원받았으며, 주거유형은 연립·다세대(36%), 아파트(25%), 단독·다가구(21%) 순으로 나타났다. 지원 가구의 86%는 전용면적 60㎡ 이하 주택에 거주하고 있어, 출산 가구 상당수가 좁은 공간에서 높은 주거비 부담을 안고 생활하고 있는 현실도 확인됐다.
서울시는 이번 제도 개편을 통해 ‘출산=이사’라는 공식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다. 마채숙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출산 초기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야말로 저출생 대응의 핵심 중 하나"라며 "요건 완화와 상시 접수를 통해 더 많은 시민이 안정적인 서울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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