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전기차 보조금 부활...중국 전기차도 문턱 낮아진다

  • 원산지 제한 없이 2029년까지 80만대 지원...BYD 등 중국 업체도 수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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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챗지피티 생성]


독일이 재정 위기로 폐지했던 전기차(EV) 보조금 제도를 되살리며 전기차 시장 활성화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원산지 제한을 두지 않기로 하면서 중국 전기차 업체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AFP 등 외신들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이날 총 30억 유로(약 5조원) 규모의 신규 전기차 보조금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지원 대상은 과세 소득이 8만 유로(약 1억3800만원) 이하인 가구로 완전 전기차는 최소 3000유로(약 517만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소형 내연기관 엔진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레인지 익스텐더 장착 차량은 기본 1500유로(약 259만원)가 지원된다. 자녀가 있는 가구와 저소득 가구에는 추가 보조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지원 대상 차량은 2026년 이후 등록 차량이고 보조금 신청 절차는 올해 5월부터 시작된다. 독일 정부는 2029년까지 신규 보조금 프로그램을 통해 약 80만 대의 신차 구매 또는 리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카르스텐 슈나이더 독일 환경부 장관은 "친환경 차량을 구매할 여력이 없는 가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독일 정부는 자국 자동차 산업을 지원한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특정 국가나 제조사를 배제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그동안 유럽이 저가 공세 우려를 표해 온 중국산 전기차에도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전했다.

슈나이더 장관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독일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주장은 수치나 도로 위 현실에서 확인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경쟁에 대응하고 있으며 어떠한 제한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FT는 이번 보조금 프로그램이 중국 업체를 포함한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에 개방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BYD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FT에 따르면 BYD는 지난해 독일에서 약 2만300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8배 성장했지만 시장점유율은 여전히 1%에 못 미친다.

독일의 이번 결정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대비된다. 영국도 전기차 구매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환경 규정 등을 통해 사실상 중국 업체들의 진입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전기차 보조금 중단 이후 판매 급감이라는 충격을 겪은 뒤, 자국 업체 보호보다 전기차 시장 전체를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4년 보조금 중단 이후 독일 내 전기차 판매량이 약 27% 급감했으나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해 신규 등록 대수는 약 54만 5000대로 2023년 수준을 웃돌았다.

원산지 제한 없이 보조금을 재도입해 독일·중국 업체 간 경쟁을 유도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통해 충전 인프라 등 전반적인 전기차 생태계를 다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FT는 이번 보조금 재도입이 독일 자동차 업계의 핵심 요구사항이었다고 전했다.

업계와 노동계는 대체로 환영 입장을 보였다. 자동차 업계 노동자를 대표하는 독일의 산업 노조인 IG메탈은 이번 조치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독일 자동차산업협회도 전기차 보급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충전 인프라 확충과 에너지 가격 안정이 병행되지 않으면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힐데가르트 뮐러 VDA 회장은 촘촘한 충전망과 합리적인 전기요금이 "전기차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보조금 대상에 포함된 점을 문제 삼았다. 환경행동단체 대표 유르겐 레쉬는 "이들 차량은 내연기관 대비 기후적 이점이 거의 없다"며 "정부는 여전히 운송 부문에서 효과적인 기후 보호 정책을 시행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전기차 전환에 막대한 투자를 해온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판매 부진과 치열한 경쟁, 강화된 유럽 환경 규제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 유럽연합(EU)이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전면 금지 계획을 일부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2021년 대비 배출량을 90% 감축해야 하는 목표를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의 보조금 재도입이 전기차 시장 회복의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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