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국가유산청도 '오세훈 흔들기'에 나섰나

  • 서울시와 협의는 거부한 채 '세계유산영향평가'로 세운지구 개발에 제동

조선왕조 500년 사직인 종묘사진서울시
조선왕조 500년 사직인 종묘.[사진=서울시]

 국가유산청이 6·3 서울시장 선거를 코앞에 두고 오세훈 서울시장 흔들기에 들어갔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시와의 공식 협의와 공동 검증은 거부한 채,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앞세워 세운지구 개발에 일방적으로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유산청은 19일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둘러싸고 서울시와의 공식 협의는 거부한 채,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앞세운 일방적 브리핑으로 정책 추진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이민경 서울시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변인은 "서울시의 객관적 검증과 대화를 거부한 채 압박만 반복하고 있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세운4구역 재개발은 오랜 기간 낙후된 채 방치돼 온 지역 주민들의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도시정비 사업이다. 해당 구역은 종묘 세계유산지구 외곽에 위치해 있으며, 서울시는 문화유산 훼손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건축물 높이와 경관 영향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진행해 왔다.
 이와 관련, 국가유산청은 세계유산영향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면서, 서울시가 제안한 주민 참여 민·관·정 4자 협의, 실제 건축물 높이에 대한 공동 실측, 현장 검증에는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객관적인 검증을 하자는 제안까지 거부하면서 영향평가만을 강요하는 것은 협의 의지가 없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날 브리핑에서 세계유산지구 밖에 있는 사업도 자의적으로 영향평가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명확한 기준 없이 중앙정부가 판단해 국민의 재산권을 제한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또 이 대변인도 "세계유산영향평가는 합리적 검증을 위한 절차이지, 특정 개발을 사실상 중단시키거나 무력화하기 위한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안을 두고 과거 숭례문 화재가 다시 소환되고 있다.
 2008년 숭례문 화재 당시, 구 문화재청인 국가유산청은 "기와를 훼손하면 안 된다", "원형 보존이 우선이다"라는 형식적 보존 논리만 앞세웠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초기 진화 과정에서 적극적인 구조적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고, 국보 1호 숭례문은 밤새 불타 무너졌다.
 당시에도 문제는 같았다. 보존의 원칙은 있었지만, 현실 판단과 책임 있는 결정은 부재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안팎에서는 "이번 세운지구 논란 역시 숭례문 화재 당시의 무책임한 보존 행정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오세훈 시장은 그간 도시 개발 과정에서 문화유산과 경관 보존을 중시해 온 행정가로 평가받아 왔다. 무리한 개발로 문화유산을 훼손한 전례도 없다.
 그럼에도 국가유산청이 대화는 거부한 채 발표만 반복하며 정책 추진에 제동을 거는 모습을 두고, 정치적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서울시 내부에서는 "중앙정부가 보존 권한을 앞세워 지방정부의 합법적 도시정책을 압박하는 전형적인 방식"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서울시는 문제 해결의 출발점으로 세운4구역 건축물 높이에 대한 공동 실측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이미 현장에는 애드벌룬이 설치돼 있으며, 객관적 수치를 통해 논의를 시작하자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금 즉시 함께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 대화의 물꼬가 트인다"며 "국가유산청이 진정으로 문화유산 보존을 원한다면, 검증과 협의에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빠른 시일 내 관계 기관이 함께 만나 합리적인 해법을 찾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국가유산청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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