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人터뷰] 쿼타랩 최동현 대표 "110조 비상장 자산 관리 노하우로 '생산적 금융' 뿌리 내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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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쿼타랩]

“증권 발행의 디지털화를 통해 비상장 시장을 ‘사람’이 아닌 ‘시스템’을 믿고 거래하는 곳으로 바꾸겠다”
 
지난 7일 서울 쿼타랩 본사에서 만난 최동현 대표는 이같이 밝히며 제2의 전자등록기관을 향한 포부를 밝혔다. 비상장 주식 전자등록 업무를 둘러싼 독점 체제가 완화되면서 쿼타랩은 민간 전자등록기관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쿼타랩은 비상장 주식·벤처펀드 관리 플랫폼 쿼타북과 로고스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최 대표는 현재 전자등록기관 후보로 거론되는 여러 사업자 가운데 쿼타랩의 가장 큰 차별점은 ‘실전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벤처·스타트업 시장 활성화를 위해 비상장주식 특화 전자등록기관의 시장 진입을 허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 대표는 “제도 도입을 전제로 준비하는 단계가 아니라 이미 기업과 투자자들이 사용하는 환경 속에서 검증을 마쳤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쿼타랩은 지난 수년간 비상장 주식의 발행과 관리, 벤처투자 자산 운용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실제 시장에서 운영해 왔다”고 강조했다. 현재 쿼타랩 시스템에 축적된 데이터는 약 110조원 규모에 달한다.
 
쿼타랩은 전자등록시장 독자 진출 대신 시중은행 등 금융사와 손잡고 ‘한국전자증권(가칭)’ 컨소시엄을 구성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이를 “사업 무게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자등록업은 단순한 IT 서비스를 넘어 국민의 재산권과 직결된 국가 금융 인프라이기 때문에 민간의 ‘혁신’에 대형 금융기관의 ‘신뢰’를 더하는 상생 모델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보안성과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확보하면서 동시에 제도의 공적 신뢰를 빠르게 구축하기 위해 컨소시엄 방식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비상장주식 특화 전자등록기관 도입을 통해 발행 시장의 디지털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본시장의 출발점인 발행 단계가 투명해져야 그 위의 유통과 거래도 건강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의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
 
그는 “엑셀, 종이 장부, 수기 명부에 의존해 온 비상장 주식 관리 방식으로는 커지는 모험자본 시장을 감당할 수 없다”며 “거래 비용과 불확실성이 줄어들면 세컨더리 거래와 회수 창구 등이 자연스럽게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프라가 정비되면 혜택은 젊은 벤처사업가와 임직원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스톡옵션 등 주식 보상을 받아도 IPO(기업공개) 전까지는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웠다. 최 대표는 “전자등록 인프라를 통해 주식 유동화가 쉬워지면 미국처럼 청년들이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학자금을 갚거나 창업 자금을 마련하는 등 자산의 선순환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장기적으로 쿼타랩은 국내 혁신 기업에 대한 해외 자본의 접근성을 높이고 축적된 데이터를 가공해 기업 가치 평가의 신뢰도를 높이는 인사이트 제공자로서의 역할을 구상 중이다.
 
아울러 기존 유일한 전자등록기관인 한국예탁결제원과의 역할 분담에 대해 최 대표는 ‘의료 시스템’에 비유해 설명했다. 예탁원이 대기업 중심의 고난도 수술을 담당하는 ‘대학병원’이라면 비상장 기업들에게는 그들에 특화된 ‘전문 클리닉’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최 대표는 “전국 100만여 개 법인 중 99% 이상이 비상장 기업이지만 이들이 거대하고 정교한 예탁원 시스템을 이용하기에는 절차적·비용적 부담이 너무 컸다”며 “비상장 기업의 규모와 특성에 맞춘 가볍고 유연한 전용 체계가 마련돼야 자본시장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번 정부의 민간 개방 결정을 “52년 만에 공공 영역에 민간의 역동성을 더한 결단”이라며 “비상장 주식 시장을 투명한 제도권으로 이끄는 시대적 소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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