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10) AI 시대 인재 양성,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가 전략으로 다시 짜야 한다

  • 아주 어젠다 2026 : 국민·기업·세대를 잇는 국가 전략 – 교육개혁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사고와 노동을 빠르게 대체·보완하는 시대에, 한국 사회의 교육 체계는 여전히 ‘정답을 얼마나 잘 외우는가’에 머물러 있다. 입시 중심 구조는 학교를 시험 준비 기관으로 만들었고, 사교육은 가계 부담을 넘어 결혼과 출산을 가로막는 구조적 사회 문제로 굳어졌다. 이제 교육은 더 이상 교육부만의 정책이 아니다. 인구·경제·노동·산업을 아우르는 국가 생존 전략으로 재설계돼야 한다. 

AI 시대의 인재는 지식을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다. 기술을 활용해 사고하고, 판단하며, 협업할 수 있는 사람이다. 계산·요약·번역·문제풀이 능력은 이미 AI가 인간을 앞지르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교육은 암기식 시험과 정답 중심 평가에 매달리며 아이들을 ‘AI 이전 시대의 경쟁 규칙’ 속에 묶어두고 있다. 이 간극이 사교육 팽창과 교육 불안을 키우는 근본 원인이다. 

정책의 방향은 분명하다. AI를 막을 것이 아니라 공교육 안으로 들여와 통제하고 활용해야 한다. 초등 단계부터 AI를 계산기처럼 학습 보조 도구로 허용하되, 윤리·책임·출처 검증·데이터 보호 원칙을 함께 가르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금지와 단속은 현실을 이기지 못한다. 오히려 공교육이 표준을 제시하지 못할수록, AI 활용 능력은 사교육과 가정 배경에 따라 격차가 더 벌어진다.  

이제 교육 정책의 목표는 ‘지식 전달’이 아니라 사고력·질문력·판단력·협업 능력의 체계적 육성이어야 한다. 토론, 프로젝트, 문제 정의, 공동 작업 중심 수업으로 전환해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이는 이상론이 아니라 AI 시대에 가장 실용적인 인재 전략이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은 입시다. 평가 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교실도 바뀌지 않는다. 암기·속도·정답 위주의 선발 체계를 유지한 채 ‘창의 교육’을 외치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사고 과정, 논증 능력, 협업 경험, 문제 해결의 전 과정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단계적 개편이 필요하다. 단기 성적 경쟁을 완화하고, 장기 성장 역량을 반영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사교육 문제 역시 교육 정책의 부수적 과제가 아니다. 인구 정책의 핵심 변수다. 과도한 사교육비는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게 만드는 가장 현실적인 요인 중 하나다. 공교육이 AI 기반 학습 도구를 공공 인프라로 제공하고, 맞춤형 학습·보충·피드백 기능을 책임진다면 사교육 의존은 구조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곧 가계 부담 완화이자 출산 친화 환경 조성으로 이어진다. 

교육 정책은 더 나아가 생애 전 주기를 포괄해야 한다. 유아·초중등·대학·직업교육·재교육을 하나의 연속된 체계로 보고, 평생 학습과 전환 교육을 국가가 책임지는 구조로 재편해야 한다. AI로 일자리가 빠르게 바뀌는 시대에 ‘한 번 배워 평생 쓰는 교육’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어지는 학습 안전망이 곧 국가 경쟁력이다.

교육은 복지이자 산업이고, 인구 정책이며 경제 전략이다. AI 시대의 교육 개혁은 단순한 교과 개편이나 기기 도입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인간을 길러낼 것인가에 대한 국가적 선택이다. 입시 중심 체제를 넘어 삶과 일을 준비하는 교육으로 전환하지 못한다면, 저출생과 성장 둔화의 고리를 끊기 어렵다. 

이제 필요한 것은 구호가 아니라 결단이다. AI 시대에 걸맞은 인재 양성 체계를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가 전략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그것이 교육을 살리고, 인구를 지키며, 한국 경제의 미래를 여는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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