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이 29일부터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의 대규모 군사 훈련에 나선다. 중국의 '대만 포위' 훈련은 지난 4월 이후 8개월여 만으로, 최근 승인된 미국의 대(對)대만 대규모 무기 판매를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스이 대변인은 위챗(중국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을 통해 이날부터 동부전구 육군·해군·공군·로켓군 등 병력을 조직해 대만해협과 대만 북부·서남부·동남부·동부에서 '정의의 사명-2025' 훈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스 대변인은 "해·공군 전투 대비 순찰과 종합 통제권 탈취, 주요 항만·지역 봉쇄, 외곽 입체 차단 등 과목이 (훈련의) 중점"이라며 "함선·항공기가 여러 방향에서 대만 섬에 접근하며 여러 군종이 합동 돌격하는 것으로 전구 부대의 합동 작전 실전 능력을 검증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美 '사상최대' 대만 무기판매 겨냥한 듯...美에 "스스로 해칠 것"
이번 대만 포위 훈련은 최근 미국이 대만에 역대 최대 수준인 무기 판매를 승인한 지 11일 만에 진행되는 것으로 미국과 대만을 겨냥한 경고성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18일 대만에 대한 111억540만달러(약 16조4000억원) 규모의 무기 판매안을 승인했고, 중국은 즉각 "미국이 무력으로 독립을 돕는다면 스스로 지른 불에 불탈 것이다. 중국은 단호하고 힘 있는 조치를 취해 국가 주권과 안보, 영토 완전성을 지킬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이날 스 대변인도 "이번 훈련은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분열 세력과 외부 간섭 세력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며 "국가 주권을 수호하고 국가 통일을 유지하기 위한 정당하고 필요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중국군은 그간 대만 총통의 발언이나 대만-미국 교류 등을 문제 삼아 '대만 포위' 훈련을 벌여왔다. 지난해 5월에는 '리젠(利劍·날카로운 칼)-2024A'와 10월 '리젠-2024B' 훈련이 있었고, 대만 총통이 중국을 '적대 세력'으로 규정하고 대만 내 간첩 색출에 나선 이후인 올해 4월 초 '해협 레이팅(雷霆·천둥)-2025A' 훈련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훈련은 2022년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이뤄진 중국의 6번째 주요 군사훈련이며 중국군이 외부 군사 개입에 대한 억제를 목표로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첫 사례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중국 외교부 북미대양주사(북미국)도 이날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입장문에서 지난 18일 미국이 111억달러(약 16조원)어치 무기를 대만에 판매하는 방안을 승인한 것을 두고 "미국은 끊임없이 스스로 한 약속을 어기고 대만 무기 판매 규모를 늘리고 있는데, 이는 타인을 해치는 것이자 결국에는 스스로를 해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 소속 외교학원의 국제관계연구소 리하이둥 교수는 이날 관영 환구시보 기고문에서 중국이 지난 26일 발표한 미국 군수업체 20곳과 경영자 10명에 대한 제재를 두고 "중국의 집중적인 제재는 미국의 대만 상대 무기 판매 정책에 대해 항의·경고 층위에 머물 뿐 아니라 더 실질적인 행동으로 미국이 후과를 감당하도록 할 것임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이달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지원 발언으로 중·일 관계가 급속히 냉각된데 이어, 지난 10월 미중 정상회담 후 해빙 무드가 무르익던 미중 관계에도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대만 "국제규범 무시·주변국 위협" 반발
이런 가운데 대만은 중국이 주변국을 위협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궈야후이 대만 총통부(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중국 당국은 국제 규범을 무시하고 군사 위협 수단으로 주변 국가를 위협하고 있다"며 "대만은 엄중히 규탄한다"고 밝혔다.이어 "중국의 일방적 도발 움직임을 국군(대만군)과 국가안보기관은 모두 사전에 전면적으로 파악했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면서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으니 국민은 안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 당국이 이성적이고 자제력을 발휘해 무책임한 도발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정세를 오판해 지역 평화를 파괴하는 트러블메이커가 되지 않기를 호소한다"며 "정부는 지속해서 역내 각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함께 보장하고 인도·태평양의 평화·안정·안전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 국방부 역시 중국의 훈련을 '비이성적 도발 행위'로 규정하며 비상대응센터를 만들고 전투 대비 훈련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