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보다 상용화 빨라"…우주항공 ETF로 '간판상품' 키우는 하나운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나자산운용의 ‘1Q 미국우주항공테크 ETF’가 차기 간판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스페이스X 상장 기대감 이후 글로벌 우주항공 기업들의 주가 강세가 이어지면서 수익률이 두드러졌고, 이에 따라 순자산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하나자산운용은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는 소형모듈원전(SMR)과 양자컴퓨팅보다 우주항공 산업의 상용화 시점이 빠르다는 점에 주목해 관련 투자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23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지난 1주일간 1Q 미국우주항공테크 ETF는 18.54% 상승하며 전체 ETF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RISE 팔라듐선물(H)(17.97%),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15.91%), TIGER 미국AI데이터센터TOP4Plus(14.62%) 등을 웃도는 성과다.

다른 우주항공 테마 ETF와 비교해도 상승 폭이 컸다. 지난 1주일 동안 PLUS 우주항공&UAM은 9.48%, TIGER K방산&우주는 6.21%, WON 미국우주항공방산은 7.68%, TIMEFOLIO 글로벌우주테크&방산액티브는 6.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수익률 격차는 구성 종목에서 갈렸다. 1Q 미국우주항공테크의 최대 비중 종목은 로켓랩으로, 편입 비중이 21.18%에 달한다. 로켓랩은 스페이스X의 경쟁사로 주목받으며 최근 한 달간 주가가 82.69% 상승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2026년 약 1조5000억달러(약 2200조원)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관련 종목 전반이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반면 WON 미국우주항공방산과 TIMEFOLIO 글로벌우주테크&방산액티브의 로켓랩 비중은 각각 4.10%, 6.71%에 그쳤다. PLUS 우주항공&UAM과 TIGER K방산&우주는 국내 기업 중심으로 구성돼 글로벌 우주항공 기업들의 주가 상승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성과가 부각되면서 순자산도 빠르게 늘고 있다. 22일 기준 1Q 미국우주항공테크 ETF의 순자산은 635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19개 ETF 가운데 순자산 규모는 11위 수준이지만, 상장 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업계에서는 1Q 미국우주항공테크가 하나자산운용의 새로운 간판상품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현재 1Q ETF 가운데 순자산 1조원을 넘긴 상품은 1Q 머니마켓액티브 ETF가 유일하다. 1000억원 이상 규모의 ETF 역시 1Q 단기금융채액티브, 1Q CD금리액티브(합성), 1Q 미국S&P500 등 파킹형·지수추종 상품이 대부분이다. 반면 1Q 미국우주항공테크는 업계에서 처음 시도된 투자 전략을 내세워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이 혁신적인 테마 ETF로 존재감을 키운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말에는 KIWOOM 미국양자컴퓨팅 ETF가 흥행하면서 신한자산운용과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등도 올해 3월 양자컴퓨팅 테마 ETF를 잇달아 출시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 17일 KIWOOM 미국양자컴퓨팅 ETF를 출시한 이후 한 달 만에 순자산 1621억원을 기록했고, 22일 기준 순자산은 2642억원으로 늘어 64개 KIWOOM ETF 가운데 일곱 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하나자산운용은 향후 스페이스X가 상장할 경우 1Q 미국우주항공테크 ETF에 최대 비중으로 편입해 글로벌 우주항공 산업의 성장 흐름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김승현 하나자산운용 ETF본부장은 “우주항공 산업은 시장의 관심을 먼저 받았던 SMR이나 양자컴퓨팅보다 상용화 시점이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 매력이 높다”며 “SMR은 2030년 수주를 목표로 하는 등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고, 양자컴퓨팅 상용화는 그보다 더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