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칩 시장, 2035년까지 9배 성장… "풀스택 AI로 체력 단단히 갖춰야"

  • 한국공학한림원 반도체특위, 'AI 반도체 강국도약 가이드라인' 제언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17일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공학한림원 반도체특별위원회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나윤 기자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17일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공학한림원 반도체특별위원회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나윤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글로벌 시장이 오는 2035년까지 연평균 23%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AI 수요가 커지면서 덩달아 산업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반도체 생산 이외에 풀스택 AI 생태계를 탄탄하게 조성해 중장기 대비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한국공학한림원 반도체특별위원회가 17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AI 반도체 강국도약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AI 칩 개발 동향과 민관 대응 지원책을 조망했다.
 
반도체특위는 향후 10년간 AI 칩 시장 규모가 지난해 기준 89억달러(약 131조7900억원)에서 2035년 7750억달러(약 1147조4600억원)로 약 9배 이상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영역은 신경망처리장치(NPU) 및 맞춤형 반도체(AISC)였다. 엣지 AI, 온디바이스 칩 확산으로 10년간 연평균 26% 성장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력 생산하는 HBM은 24%로 두 번째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GPU는 전체 AI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의 지속적인 수요에 따라 당분간 AI 인프라 핵심 부품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기조연설에서 "구글, 아마존, 인텔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뿐 아니라 중국의 화웨이, 캠브리콘마저 자체 AI 칩을 만들면서 미래 AI칩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상황"이라며 "한국 설계 역량은 이미 충분히 갖췄지만, 상용화 경험과 이를 뒷받침할 생태계가 부족하다"고 짚었다.
 
실제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이외에 패키징, AI 소프트웨어, 플랫폼 서비스 영역에서 미국, 중국과 비교해 취약한 수준이다. 류수정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코어 하드웨어 부분에서 AI 칩의 핵심인 GPU, MPU 프로세스 역량이 아직 부족하다"면서 "한국이 만든 HBM이 세계 우수 기술력을 자랑하지만, 지금보다 더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AI 풀스택 생태계 조성으로 국내 AI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입 모았다. AI 풀스택은 메모리 설계부터 패키징, 데이터센터, AI 서비스 등 설계-제조-응용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AI 인프라 환경을 뜻한다. 메모리 개발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 AI 생태계를 기반으로 AI 국가 기술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AI 풀스택 조성은 개별 기업만의 투자만으로는 제약이 크다. 박재홍 보스반도체대표는 "국가 주도의 산학연 연계형 생태계 구축과 산업육성을 위한 직접사업지원형이 가장 빠른 효과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의 경우 데이터센터용 칩 중 50% 이상을 국산 조달로 의무화해 자국 생태계 보호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반도체특위는 인재 양성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 마련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에서 쏟아지는 이공계 인력에 대응해 국내 우수 인재를 반도체 쪽으로 유도해야 한다면서다.
 
백광현 중앙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지금 반도체 특성화대학이나 AI 학과를 신설하고 있는데 중구난방으로 흩어진 교육 체계를 하나로 통합해 집중해야 한다"며 "교육 이외에 자격증 등으로 역량 개발을 견인하고, 성과에 대한 확실한 보상을 해서 해외 유출이나 의대 쏠림 등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류 교수 역시 "우수 인력이 해외로 유출되는 상황에서 AI 칩 확장 설계는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소프트웨어 역량을 키우기 위해선 우수 인재들이 국내에서 머무를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